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초중고교가 개학을 연기하고 대부분 대학들도 개강 연기를 결정한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의 한 단과대 강의실이 텅 비어있다. 이정아 기자
정부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유·초·중·고교의 개학을 추가로 미루는 방침을 검토하는 가운데 어린이집의 휴원 기간도 함께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국 유·초·중·고 개학 연기와 관련한 정부 차원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시점에 맞춰 추가적인 어린이집 휴원 연기 등 방침도 같이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전국 유·초·중·고교의 개학 날짜 및 어린이집 휴원 기한을 이달 23일로 미룬 바 있다.
정부가 전국 학교와 어린이집의 개학 및 개원 시기를 늦추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아동, 학생 간 집단 감염, 그리고 이들이 ‘연결고리’가 돼 지역 사회에 감염을 퍼뜨리고 나아가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고연령층한테 코로나19를 옮길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김 조정관은 “학교나 어린이집, 유치원에서는 밀집된 공간에서 상당히 다수의 학생 또는 사람들이 같이 생활을 하고 공간을 공유”한다며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있어서 매우 위험도가 높은 환경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조정관은 “이들 연령층의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은 상황이긴 하지만 이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거나 지역사회로 돌아갔을 때 학교가 고령의 지역사회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는 연결고리로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개학, 개원을 검토할 때 깊이 고민할 대목”이라고 짚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 오른쪽)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중대본은 시민들이 언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단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천지예수교 등 특정 종교 집단을 매개로 발생한 집단 감염 사례를 차치하더라도 현재 전국에서 산발적인 지역 사회 감염 사례가 계속 나타나고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는 판단이다.
또한 방역 당국은 현재 국내뿐 아니라 유럽 등 국제사회에서 번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세계적인 대유행의 본격화”로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김 조정관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나 의료기관, 의료인들을 통해서 취할 수 있는 조치 못지 않게 (시민들의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한 감염 확산의 차단으로서 매우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사회적 거리두기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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