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고 있다. 농협은 주말을 맞아 마스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날 서울·경기 지역 319개 하나로마트에 마스크 55만장을 공급한다. 연합뉴스
검찰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자원부가 함께 필터 수입·제조부터 마스크 제조·판매에 이르기까지 유통단계별 합동점검을 벌였다. 검찰은 케이에프(KF)94 필터 원단의 증산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필터량을 절반만 사용하는 비에프이(BFE)95용 필터로 ‘코로나19 전용 마스크'를 생산할 것을 제안했다.
서울중앙지검 보건용품 유통교란사범 전담수사팀(팀장 전준철 반부패수사2부장)과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형사부, 식약처, 산업통상자원부는 함께 12~16일 마스크 및 원단의 유통단계별 점검을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합동점검은 ‘필터 제조·수입→필터 유통→마스크 제조→마스크 유통’ 등 각 단계를 체계적으로 점검해 마스크 수급 불균형의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려고 이뤄졌다.
이들은 합동점검 결과, 케이에프94 필터 원단의 증산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비에프이95 마스크용 필터 사용을 제안했다. 비에프이95 마스크는 케이에프60∼70 정도의 기능을 하는 의료용 마스크로, 대만에서 공적 공급 마스크로 쓰이고 있다. 이들은 현재 필터 제조업체가 3교대로 24시간 가동 중이고, 필터 생산 기계의 추가 설치도 비용과 시간의 문제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박테리아를 95% 이상 걸러주면서도, 소요되는 필터량은 케이에프94의 절반에 불과한 비에프이95용 필터를 업체에 제공해 ‘코로나19 전용 마스크’를 생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검찰은 식약처가 마스크 완제품만 ‘생산량’ 신고 대상에 포함해 미포장 상태의 반제품을 점검하지 않는 점을 악용해, 업체가 이런 반제품을 불법 유통하는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완제품은 물론 미포장 제품도 당국의 관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검찰은 이번 점검에서 업체의 자진신고로 창고에서 미신고 보관하고 있던 엠비(MB)필터 약 6.3톤을 확보했다. 엠비필터 6.3톤은 케이에프94 마스크 약 325만장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또 검찰은 점검 업체가 창고에서 보관하고 있던 마스크 200만장도 적발했다. 전담수사팀은 확보된 엠비필터와 마스크 등을 공적 판매 절차를 통해 생산·유통될 수 있도록 조처(마스크 525만장 분량)했다고 밝혔다.
합동점검에서 파악된 유통구조의 단계별 문제점과 개선사항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관계부처에 제도개선을 위해 전달될 예정이다. 이들은 “미신고·무허가 마스크 제조업체 및 불량 필터 유통업체, 대규모 마스크 유통업자에 대한 수사를 병행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점검하고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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