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박사’ 조주빈씨를 태운 차량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자 조씨를 규탄하는 여성들과 정치인들이 손팻말을 들어보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24)씨가 25일 오전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조씨를 이날 오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던 조씨는 이날 오전 8시께 경찰서를 나섰다.
목에 보호대를 차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얼굴을 드러낸 조씨는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씨가 지난 1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조씨는 텔레그램 내에서 ‘박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아르바이트 자리를 미끼로 여성들을 교묘히 꾀어낸 뒤 성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를 통해 조씨는 정기적인 이익을 얻어내는 모델을 만들었고, 성착취물을 소비하는 회원들에게 추적하기 쉽지 않은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울경찰청은 조씨의 범행이 악질적이고 반복적이라고 판단하고 전날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조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경찰서 앞에서는 엔(n)번방 강력처벌 촉구시위팀 등 시민단체와 민중당 당원 등이 ‘26만명 공범자도 처벌하라’, ‘입장자 전원 수색·처벌하라’, ‘그 방에 입장한 너희 모두 살인자다’ 등 문구가 쓰인 손팻말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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