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북관 건물에 꾸려진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 현판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경찰청이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 등을 뿌리 뽑기 위한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출범하고 25일 첫 회의를 가졌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현판식에서 “경찰청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모든 수단을 강구해 끝까지 추적·검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특별수사본부는 올해 12월31일까지 운영되며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다크웹, 불법촬영 동영상 사이트, 웹하드 등을 중점 단속한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텔레그램을 통한 성착취 범죄를 단속해왔으며 25일 기준으로 126명을 붙잡아 19명을 구속했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는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트위터에서 ‘고액 아르바이트를 구해준다’며 모집한 피해자에게 노출 영상을 촬영하게 한 뒤 이른바 ‘박사방’ 등에 유포한 운영자 및 공범 14명을 붙잡아 5명을 구속했다. 또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강원지방경찰청은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국외 서버를 이용해 텔레그램에서 ‘고담방’을 운영하고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대화명 ‘감시자’와 엔(n)번방 일부를 운영했던 ‘켈리’ 등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엔번방의 시초로 불리는 ‘갓갓’을 추적하고 있다. 특별수사본부는 이처럼 각 지방경찰청 단위로 나눠서 진행되던 수사를 총괄한다.
또 경찰청은 여성단체로부터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첩보를 받아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고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디지털 성범죄 24시간 상시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피해 영상물 삭제, 피해자 상담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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