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10분이면 판정’ 진단키트, 규제에 막혀 국내서 못 쓴다?

등록 2020-03-26 18:48수정 2020-03-27 02:31

[팩트체크] 코로나19 진단검사

항원·항체 방식 정확도 낮아 미승인
유전자 증폭검사보다 시간은 단축되지만
오류 가능성 50~70%로 혼선 커져

검체 섞어 진단하는 ‘혼합검사법’
개별과 차이 없어…최대 32명 가능

트럼프가 언급한 ‘45분 진단법’도
정확도 90% 이상…미 FDA 승인
2월25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생물안전밀폐실험실에서 직원이 코로나19 검체가 골고루 섞이도록 균질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월25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생물안전밀폐실험실에서 직원이 코로나19 검체가 골고루 섞이도록 균질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관련 정보가 쏟아지면서 진단검사법을 알려주는 언론 보도나 인터넷 정보의 양도 늘었지만, 동시에 왜곡된 내용도 함께 퍼지고 있다. 코로나19 치료법만큼이나, 검사법을 두고도 ‘인포데믹’(정보 감염증 확산. 가짜 정보가 퍼지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에 퍼진 주장을 진단검사의학계에 자문해 검증해봤다.

■ ‘10분이면 판정’ 진단키트, 과도한 규제 탓에 국내에서 못 쓴다? 절반만 맞는 주장이다. 정부가 10~20분 안에 결과가 나오는 진단키트(항원·항체 키트)를 국내용으로 승인하지 않은 것은 맞다.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검사법은 항원·항체 검사법, 분자진단검사법 등이다. 보건당국은 분자진단법에 해당하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법(RT-PCR) 키트만 승인하고 항원·항체 키트는 승인하지 않았다. 국내 승인받은 진단키트들은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3~6시간이 걸린다. 반면 항원·항체 진단키트 개발사들은 검사 시간을 10~20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말하며, 국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보건당국이 항원·항체 키트를 승인하지 않은 것은 검사의 정확도가 낮기 때문이다. 진단검사의학계는 이 키트를 쓴 검사 정확도가 50~70% 수준으로, 95% 이상인 실시간 유전자 증폭 검사보다 부정확하다고 본다. 이혁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항원·항체 진단은 오류 가능성이 커서 현재는 격리·치료 목적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검체를 섞어서 하는 검사는 잘못됐다? 국방부가 최근 대구·경북 훈련소에 입소한 병사 네명의 검체를 묶어서 한번에 코로나19를 검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검체가 오염돼 결과가 부정확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검체를 섞어서 진단하는 ‘혼합검사법’은 잘못된 게 아니다. 전창호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는 “네명 정도 검체를 혼합하면, 양성으로 판정될 검체가 음성으로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2012년 미국 임상미생물학회지에 실린 논문을 보면, 검체 열개를 혼합한 검사는 개별 검사와 정확도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도 24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방대본에서 시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 진단검사팀은 최대 32명까지 한번에 검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 트럼프 언급 ‘45분 코로나 진단법’ 정확도 낮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1일 코로나19 검사 후 45분 만에 결과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승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검사법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검사법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이는 해당 검사를 항원·항체 진단법으로 오인한 주장으로 보인다. 미 식약국이 승인한 ‘진엑스퍼트’는 분자진단법이다. 정확도가 90~95% 이상으로, 국내 승인된 검사법과 큰 차이가 없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은 “응급환자 등 빠르게 코로나19 환자를 확진해야 할 때 보완 진단법으로 유용할 것”이라고 봤다. 현재 국내 보건소·병원 등 100곳이 이 시약에 맞는 장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