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박사’ 조주빈이 25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기 위해 종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씨를 수사 중인 검찰이 성착취 피해자 20여명의 신원을 특정했다. 검찰이 확인한 피해자 중 절반가량은 미성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이 송치한 피해자 74명 가운데 20여명의 인적사항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이 송치할 당시 피해자 74명(미성년자 16명)의 인적사항은 대부분 특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특정한 20여명 가운데 절반가량은 미성년자이고, 대부분 온라인 공간에서 조씨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에 꾸려진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티에프’(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전날 조사에서 조씨를 상대로 피해자 10여명이 범죄대상이 된 경위와 어떤 가해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조씨는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물증으로 드러난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고, 일부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피해자별 범행 내용을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성폭력 범죄에서 피해자 조사는 중복해서 안 하는 게 원칙”이라며 “경찰에서 확인한 내용을 기초로 조사하되 혐의 확정을 위해 꼭 필요하면 피해자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 조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직접 수사 중인 조씨 외에 엔번방 관련 범죄로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현재 4명이다. 이중 ‘태평양’으로 알려진 이아무개군, 시청 공무원 천아무개씨, 사회복무요원 강아무개씨는 경찰이 보강 수사를 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공범의 경우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면 송치되는 대로 저희가 소환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켈리’, ‘와치맨’ 등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다른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에 대해서는 “관련 기록을 확인하면서 관련성이나 추가수사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이날 오전 조씨를 소환해 네 번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새로 선임계를 제출한 조씨의 변호인 김호제 변호사(법무법인 태윤)는 오후 2시5분께 재개된 조사부터 참여하고 있다. 전날 조씨를 40여분 동안 접견한 김 변호사는 이날 입회 전 “큰 죄를 지은 만큼 처벌을 각오하고 있는 것 같다. 본인이 한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음란물을 유포한 점을 인정했다”면서 “다만 유료회원 수 등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조씨는 김 변호사에게 범행 동기에 대해 “경제적 문제”라고 설명하면서 범죄수익은 1억원 남짓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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