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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현직 부장검사, ‘코로나19’ 파견 지시 법무부를 “멍부” 원색 비판

등록 2020-04-06 17:47수정 2020-04-06 18:00

정유미 대전지검 부장검사
언론 기고 통해 원색 비판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검찰청 깃발.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검찰청 깃발.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현직 부장검사가 ‘코로나19 역학조사 정부 합동지원단’에 검사를 파견한 법무부를 “멍부(멍청하지만 부지런한 상사)”라고 지칭하며 “멍부 결정으로 여러 명이 개고생”이라고 비판한 글을 언론에 기고했다.

정유미(48·사법연수원 30기) 대전지검 부장검사는 지난 2일 <법률신문>에 ‘멍부를 아시나요’라는 칼럼을 실었다. 칼럼 내용을 보면, 250억원 규모의 유사수신 범행 일당을 기소하고 재판을 준비 중인 대전지검 소속 ㄱ검사가 최근 ‘역학조사 합동지원단’에 파견됐다고 한다. 정 부장검사는 “피해자가 2000명에 육박하고 수사기록만 2만 페이지가 넘는데다 피고인들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검찰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사건이었다. 실력 있는 고참검사(ㄱ 검사)가 몇 달 동안 재판을 준비해 왔다”고 했다. ㄱ검사가 갑작스럽게 차출되면서 다른 지방으로 떠나갔던 수사팀 검사가 장거리 출장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정 부장검사는 “‘멍부’ 상사는 아무한테나 엉뚱한 일을 맡기고 온갖 쓸데없는 일을 벌이면서 쉬지 않고 부하들을 들들 볶는다”며 “그 결과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부하들의 재능과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고갈시킨다”고 썼다. 이어 “코로나 관련 범죄수사도 아니고, 역학조사에 굳이 검사가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사람 쓸 줄 모르는 어느 ‘멍부’ 결정으로 여러 명이 개고생”이라고도 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17일 보건복지부 장관의 요청에 따라 검찰 수사관 등을 대검의 협조를 얻어 ‘역학조사 합동지원단’에 파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부장검사의 글은, 유사수신 사건 공소유지에 필요한 검사를 역학조사 합동지원단에 파견한 법무부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내린 결정을 검사가 검찰 내부망도 아닌 외부 언론 기고를 통해서 비판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법무부 외청 소속 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잊은 것 같다”며 그의 글이 ‘내용과 방식 모두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재경지검 소속 부장검사는 “법무부가 일선 검사들의 수사부담을 줄이기 위해 파견을 줄이겠다고 천명한 마당이어서 생색내기용 파견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부장검사는 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수사관이라면 추적이나 통화내역 분석에 전문성이 있기 때문에 역학조사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검사는 그렇지 않다. 가도 할 일이 없다”며 “수사영역이 아닌 곳에 검사를 의미 없이 파견 보내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려고 글을 썼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칼럼에 대해 별도로 밝힐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법무부 관계자는 “해당 검사의 파견은 대검찰청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됐다”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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