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주진모씨 등 연예인 8명의 휴대전화와 인터넷 계정을 해킹한 뒤 입수한 개인정보를 유출하겠다고 협박해 5명으로부터 수억원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공갈 등의 혐의로 박아무개(40)씨와 김아무개(30)씨를 붙잡아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2~3개월 동안 주씨 등 연예인 8명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입수한 개인정보를 유출하겠다고 협박한 뒤 5명에게서 모두 6억1천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는다. 나머지 피해자 3명은 돈을 보내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범행을 지시하고 공모한 중국 국적의 ‘주범’ 여러 명이 현재 중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중국 수사당국에 공조수사 요청을 했다. 경찰은 검거한 이들에게서 확보한 휴대전화를 분석한 내용과 진술을 토대로 중국에 머무는 용의자의 신원을 특정했다고 설명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중국에 거주하는 주범 일당의 지시를 받고 ‘몸캠 피싱’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외국으로 송금한 혐의를 받는 문아무개(39)씨와 김아무개(34)씨도 함께 붙잡아 검찰에 넘겼다. 몸캠 피싱은 카카오톡 영상 통화 등을 통해 피해자의 특정한 행위를 녹화한 뒤 이를 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금품 등을 요구하는 범죄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을 하는 조직이 이번 범죄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붙잡힌 일당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씨와는 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박사방’에서 주씨 사건을 언급하며 자신이 한 일이라는 취지로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범행 수법, 범죄 패턴을 분석했을 때 완전히 다르다”고 일축했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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