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씨가 지난달 1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티에프’(총괄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텔레그램 성착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씨와 사회복무요원 강아무개(24)씨, 닉네임 ‘태평양’ 이아무개(16)군 등을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음란물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조씨는 2019년 8월부터 12월까지 여성 아동·청소년 8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영리 목적으로 이를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미성년자인 피해자 ㄱ씨에게 나체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박사방’ 회원인 ㄴ씨가 ㄱ씨를 직접 만나 성폭력을 저지르게 한 혐의도 받는다. 조씨는 17명의 성인 여성 피해자를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을 만들고 이를 판매·배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는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를 상대로 “중요 인사에 관한 정보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주겠다”고 속여 15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도 받는다. 또 성착취 피해여성을 시켜 텔레그램에서 ‘박사방’과 적대관계에 있던 ㄷ씨의 신상을 알아내고 강제추행죄로 허위 고소를 하게 한 혐의(무고)도 받고 있다. 조씨는 총 14개의 혐의를 받게 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사회복무요원 강씨는 고등학교 담임교사의 딸에 대해 조씨에게 살인을 청부하며 주소 등 개인정보를 알려주고 400만원을 건넨 혐의(살인 예비)를 받았다. ‘태평양’ 이군은 조씨의 지시로 피해자 17명의 성착취 영상물을 ‘박사방’에 게시하고, 지난해 11월께부터 ‘박사방’ 중 1개를 관리한 혐의(성폭력 특례법 위반)를 받았다.
검찰은 ‘박사방’이 조씨를 중심으로 피해자를 물색·유인해 성착취물 제작·유포하고, 그 수익을 인출하는 과정까지 역할을 분담해 움직인 ‘유기적 결합체’로 판단했다. 검찰은 성착취 영상물을 이용해 이른바 ‘삐라’로 불리는 홍보자료를 게시하면 구성원들이 이를 즉시 유포해 조직적인 음란물 배포활동을 벌였다고 봤다. 또 ‘박사방’에서 일정 등급 이상의 회원이 되려면 왕성한 텔레그램 활동과 개인정보·금품 제공이 필요했고, 내부규율을 위반한 경우 신상공개 등의 불이익을 준 점도 확인했다.
검찰의 설명을 보면, 조씨는 ‘말을 잘 듣는’ 회원들의 요청사항을 반영해 성착취 영상물 제작했다. 회원 중 수익금 인출을 담당한 회원은 수고비 명목으로 돈을 받았고, 온라인 관여자들은 미공개 성착취 영상물을 보거나, 영상물 제작에 참여하는 등의 이익을 누렸다. 다만 검찰은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범죄조직단체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공범과 여죄에 대한 추가적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검찰은 조씨가 보유한 가상화폐 지갑 15개와 증권예탁금 및 주식 등에 대해 몰수보전 청구를 해놓은 상태다. 검찰은 조씨의 집에서 압수된 현금 1억3000만원에 대해서는 1차로 추징보전 청구를 해놓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환전상 압수수색과 범행 관련자들에 대한 계좌추적 등을 통해 추가 범죄수익 및 은닉 재산의 존재 여부에 대해 확인 중이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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