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정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 팀장(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검사)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씨 구속기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텔레그램에서 성착취물을 제작해 돈을 받고 유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씨가 13일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에겐 14개 혐의가 적용됐지만, 범죄단체조직죄는 적용되지 않았다. 조씨는 박사방 그룹방을 최소 38개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총괄팀장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강제추행 등),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강요, 협박, 사기 등 14개 혐의로 조씨를 이날 구속기소했다.
조씨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아동·청소년 8명을 포함한 여성 피해자 25명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촬영하고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판매·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0월에는 15살 피해자에게 나체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뒤 공범을 시켜 성폭행을 시도하고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도 있다.
조씨의 지시를 받아 피해자들을 유인한 혐의를 받는 전직 사회복무요원 강아무개(24)씨는 조씨에게 400만원을 주고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담임교사의 2살 딸을 살해해달라고 청부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닉네임 ‘태평양’으로 활동한 조씨의 공범 이아무개(16)군도 조씨의 지시에 따라 성인 피해자 17명의 성착취물 등을 박사방에 게시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강씨와 이군은 관련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 수사 내용을 종합하면, 박사방은 조씨를 중심으로 피해자 물색·유인, 성착취물 제작과 유포, 수익금 인출 등 4개로 역할이 나뉘어 유기적으로 운영됐다. 박사방에서 일정 등급 이상 회원이 되려면 조씨에게 개인정보와 금품을 제공해야 했고, 내부 규율을 위반하면 신상 공개 등 불이익이 주어졌다. 수익금 인출을 담당한 회원은 수고비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
조씨는 지난해 12월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에게 중요 인사 관련 정보가 들어 있는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주겠다고 거짓말을 해 1500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제이티비시>(JTBC) 손석희 사장의 사기 피해 사건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조씨가 보유한 가상화폐 지갑 15개와 증권예탁금, 주식에는 몰수보전을, 박사방 운영 범죄수익금으로 압수된 현금 1억3천만원은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검찰은 조씨의 공범과 다른 범죄를 추가로 수사해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사방 회원들이 (조씨 등에게) 입금한 금액과 수익 배분, 가상화폐 환전 내역 등 범죄수익금 규모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어 “검찰은 현행법 내에서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지지 않도록 공소를 유지하고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사법부는 검찰의 적극적인 기소에 응답해 제대로 판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법리 판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된 조씨의 또 다른 공범 강아무개(19)군에 대해 이번주 중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에서 ‘부따’라는 닉네임을 쓴 강군은 박사방 공동 운영자 중 한명으로, 박사방 유료회원들이 입장료 명목으로 암호화폐를 입금하면 이를 현금화해 조씨에게 전달하는 등 ‘자금책’ 노릇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사방 유료회원도 30여명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정필 임재우 엄지원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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