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의혹으로 2016년 6월 검찰의 조사를 받은 조영남씨. 연합뉴스
대법원이 가수 조영남씨의 ‘그림 대작’ 사기 사건에 대해 공개변론을 연다. 대법원은 다음 달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조씨의 사건에 대해 공개변론을 열어, 검사와 조씨 쪽과 협의해 예술 분야 참고인을 소환해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조씨는 독특한 ‘화투 그림’을 그린 것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검찰 수사 결과,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에 걸쳐 대작 화가인 송아무개씨 등이 그린 그림에 본인은 덧칠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그림 21점을 17명한테서 1억5300여만원을 받고 판매한 행위가 사기라며 조씨를 재판에 넘겼다.
조씨의 사기죄 혐의에 1·2심 재판부의 판단은 갈렸다. 1심 재판부는 “작품의 아이디어나 소재의 독창성 못지않게 아이디어를 외부로 표출하는 창작 표현작업도 회화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대작 화가’ 송씨를 조수가 아닌 ‘독자적인 작가’로 판단했다. 사기죄를 인정한 1심 재판부는 조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판매된 미술작품의 소재가 ‘화투’라는 조씨 고유의 아이디어를 구현한 것으로 이를 자신의 작품으로 판매한 것은 사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조수 송아무개씨는 조씨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술 보조일 뿐”이라며 “조씨가 작품을 직접 그렸다는 ‘친작’ 여부가 구매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미술저작권에서 사상과 감정의 표현방식과 시기 △미술계에서 제3자를 사용한 제작방식이 허용되는지 △제3자를 사용한 미술작품 제작방식을 구매자들에게 미리 알리는 게 통상적 거래 관행인지 등을 이번 공개변론에서 다룰 쟁점으로 꼽았다. 이번 공개변론은 대법원 누리집, 네이버 티브이, 페이스북 라이브, 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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