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대구시 남구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에서 사진미디어학과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를 둔 상태에서 대면 실기 강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지침을 완화함에 따라 많은 대학이 대면 강의를 부분적으로 재개하기 시작하면서 학생들 사이에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한사총)가 지난달 28일 전국 193개 4년제 대학을 조사한 결과, 대면 강의를 하는 대학은 72개(37.3%), 1학기 전체를 비대면 강의로 하기로 한 대학은 45개(23.3%), 비대면 강의를 하다가 오는 11일부터 대면 강의를 시작하기로 한 학교는 38개(19.7%) 등이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은 지난주까지 10명 이하의 소규모 대면강의만 허용해오다, 이날부터 40명 이하의 중·소규모 수업까지 대면 강의를 허용하기로 했다. 한예종은 모든 교수·강사가 마이크를 사용하고, 강의실마다 손소독제와 체온계를 비치하게 하는 등의 방역대책을 세웠다. 하지만 이 학교 영상이론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정아무개(30)씨는 불안을 호소했다. 천식이라는 기저질환을 갖고 있어 감염 공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실기가 아닌 이론수업은 비대면 화상강의로 듣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오히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다른 일부 학교처럼 이론수업은 전체 학기를 비대면 강의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실기와 실험, 실습이 주가 되는 예체능계 학과 등에서는 비대면 강의를 계속하면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대학 음악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는 ㄱ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월부터 교수에게 온라인 레슨을 받아야 했다. ㄱ씨는 “녹음이나 영상통화의 경우 음질이 떨어지고, 있는 그대로의 소리를 담을 수 없어서 레슨의 질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했다.
실기·실험·실습수업이 필수적인 학과에만 제한적으로 대면 강의를 실시한 학교들도 있다. 한사총의 조사 결과를 보면, 193개 대학 가운데 22곳은 지난달부터 이미 실기·실험·실습수업을 대면 강의로 하고 있고, 36곳은 이달부터 실시하고 있거나 실시할 예정이다.
교수·강사 재량으로 강의 방식을 결정하는 일부 대학에서는 비대면 강의를 대면 강의로 바꾸는 과정에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 학교 커뮤니티에는 “교수님이 대면 강의 안 한다고 하시지 않았나? 오늘 갑자기 (대면 강의를 한다고) 통보했다”, “공지가 없어서 대면인지도 모르겠고 시험이 있는지도 모른다. 실화냐. 불안하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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