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붙잡힌 마약류 사범이 1만6044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마약류 사범은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섰고, 청소년 마약류 사범도 전년 대비 67.1%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부장 심재철)가 31일 발간한 ‘2019년 마약류 범죄백서’를 보면, 지난해 마약사범(1만6044명)은 전년(1만2613명) 대비 27.2%나 늘었다. 공급사범(밀조·밀수·밀매사범)은 지난해 3292명보다 28.3% 늘어 4225명이 붙잡혔다. 검찰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외 공급자와의 비대면 접촉이 쉬워지면서 마약사범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다크웹(아이피 주소 추적이 어려운 인터넷 공간)에 마약판매사이트를 개설하고, 암호화된 메시지나 가상화폐를 통해 은밀하게 거래하는 수법이 늘어난 것도 마약사범이 크게 증가한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2019년에는 신종 마약류의 적발량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압수된 마약류 중에서 대마류 제품과 알킬 니트리트류(이른바 ‘러쉬’)의 압수량(61.9kg)이 전년 대비 167% 폭등했다. 검찰은 캐나다와 유럽 일부 국가, 미국 일부 주에서 대마초가 합법화함에 따라 대마 성분이 함유된 오일·젤리·쿠키 등의 밀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마약류 사범도 지난해보다 61% 증가한 1529명으로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태국·중국·미국 등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이 자국의 공급책과 공모해 국제우편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하는 사례가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4월에는 중국인, 대만인 등 3명이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필로폰 완성품 약 1.32kg과 반제품 약 2.28kg을 제조하다 수사당국에 붙잡히기도 했다.
만 19살이 되지 않은 청소년 마약류사범의 증가세도 심각한 수준이다. 청소년 마약류 사범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00명대에 머물다 지난해 239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검찰은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청소년들이 인터넷 및 각종 채팅 어플을 통해 마약류 판매 광고에 쉽게 노출돼 호기심에 구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와 부산지검 강력부에 ‘다크웹 전문수사팀’을 신설하는 등 인터넷과 에스엔에스를 통한 마약류 거래 차단에 나섰다. 또 교육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마약류 폐해 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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