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폭행사건 여성 당사자가 인터넷에 올렸던 사진.
젠더 갈등을 촉발했던 서울 이수역 쌍방 폭행 사건에서 기소된 남녀 모두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배성중 부장판사는 4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등)으로 기소된 여성 송아무개씨와 남성 양아무개씨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검찰의 약식기소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선고한 벌금형도 검찰이 약식기소하며 매긴 벌금과 같다.
이들은 지난 2018년 11월13일 이수역 인근 맥줏집에서 서로를 향해 “한남충(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발언)이 돈이 없어 싸구려 맥줏집에서 여자 친구 술을 먹인다.”, “메갈(급진 페미니시트)은 처음 봤다”는 등의 말을 주고받다가 서로에게 상해를 가한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양쪽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젠더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법원은 여성 송씨의 모욕죄를 인정했지만 상해죄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씨가 입은 상해는 스스로 송씨의 손을 뿌리치면서 발생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이번 사건은 송씨의 모욕적인 언동으로 유발돼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과 일부 무죄가 선고된 점을 고려해 벌금형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남성 양씨는 모욕죄와 상해죄 모두 인정됐다. 재판부는 “양씨는 자신을 잡고 있던 손을 뿌리치면 피해자(송씨)가 넘어져 다칠 수 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었다. 양씨가 피해자와 싸우다 경찰로부터 도주하려는 목적으로 위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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