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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평화통일의 꿈으로 다시 피어나라”…‘효순‧미선이 18주기’ 평화공원서 추모제 열려

등록 2020-06-13 14:10수정 2020-06-13 14:24

시민 모금으로 지은 ‘효순미선평화공원’ 완공식과 함께 진행
“통일의 꿈 키우는 청소년 교육의 장이 되길”
13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열린 효순미선 평화공원 완공식 및 18주기 추모제에서 추모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열린 효순미선 평화공원 완공식 및 18주기 추모제에서 추모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선아 효순아! 자주평화통일의 꿈으로! 다시 피어나라!” 시민 50여명이 양쪽에서 긴 끈을 잡아당겨 흰 가림막을 걷어내자 두 중학생의 얼굴이 드러났다. 중학생이던 신효순·심미선양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지 18년 뒤 완공된 ‘효순미선평화공원’(평화공원) 벽면 위로 이들의 얼굴 사진이 드러났다.

13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열린 효순미선 평화공원 완공식 및 18주기 추모제에서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왼쪽)와 문규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열린 효순미선 평화공원 완공식 및 18주기 추모제에서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왼쪽)와 문규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11시 경기도 양주시 평화공원에서 ‘효순·미선 18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18년 전 당시 14살이던 신효순·심미선 양은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는 주한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졌다. 사고가 일어난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56번 국도에서는 매년 6월13일 시민들이 모여 두 중학생을 추모했다. 올해는 시민 모금으로 조성한 평화공원의 완공식도 함께 열렸다. 검은색 옷을 입은 시민들은 사고 현장에서 두 학생의 영정사진 앞에서 묵념한 뒤 국도 뒷길을 따라 조성된 평화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영정사진을 든 두 시민을 따라 ‘애처로이 스러진 미선아 효순아’ 등이 적힌 천막을 지나쳐 계단 위로 올라가자 평화공원이 나타났다. 벽면에는 ‘미선·효순 사건의 의미와 과제’ 등 사건의 내용과 의미를 소개한 글귀가 적혀 있었다.

13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열린 효순미선 평화공원 완공식 및 18주기 추모제에서 문규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오른쪽)와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참석 내빈들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열린 효순미선 평화공원 완공식 및 18주기 추모제에서 문규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오른쪽)와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참석 내빈들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367㎡ 규모의 평화공원은 사고현장에 떨어져 있던 두 소녀의 운동화 모양을 본 떠 만들어졌다. 그동안 서울 서대문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교육원 마당에 세워져 매년 추모제 때마다 트럭에 실려 사고현장으로 운반됐던 추모비는 이제 평화공원 한 가운데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12년 시민 모금으로 세운 ‘소녀의 꿈’ 추모비다. 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은 이 앞에서 헌화했다.

13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열린 효순미선 평화공원 완공식 및 18주기 추모제에서 행사를 앞두고 의자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놓여 있다. 연합뉴스
13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열린 효순미선 평화공원 완공식 및 18주기 추모제에서 행사를 앞두고 의자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놓여 있다. 연합뉴스

추모비와 평화공원은 모두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졌다. 시민단체 평화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등은 효순미선평화공원조성위원회(조성위)를 구성해 시민들의 모금을 통해 지난 2017년 공원 부지를 사들였다. 주한미군 쪽은 사고 이후 두 중학생의 죽음을 ‘불의의 사고’라고 적은 추모비를 사고현장에 세웠다. 시민들은 이를 두고 “미군이 책임을 회피한다”며 비판을 했고, 직접 모금을 통해 추모비를 만들었다. 이후 평통사 등은 시민의 힘으로 만든 추모비를 세울 평화공원을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조성위는 “시민단체 159곳과 연인원 3천여명의 시민들이 시민추모비 건립위원과 평화공원 조성위원으로 참여했다. 두 중학생을 잊지 않고 평등한 한미관계와 자주평화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힘으로 이루어낸 성과”라며 “두 중학생의 넋이 영원히 안식하고 자주‧평화‧통일의 꽃으로 다시 피어나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을 오롯이 담았다”고 밝혔다.

추모제에 참석한 고 신효순 양의 아버지 신현수씨는 “공원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그런데 이런 공원이 더 이상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아울러 신씨는 “평화공원이 통일의 꿈을 키우는 청소년 교육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3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열린 효순미선 평화공원 완공식 및 18주기 추모제에서 고인의 영정 앞에 추모객들의 꽃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13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열린 효순미선 평화공원 완공식 및 18주기 추모제에서 고인의 영정 앞에 추모객들의 꽃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당시 두 중학생의 억울한 죽음은 ‘촛불 시위’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미군에 진상 규명과 사과를 촉구하며 분노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 위로 뛰어 나온 것이다. 이를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공원에는 당시 시민들이 촛불을 높이 들었던 모습을 그린 ‘촛불벽화’도 꾸며졌다. 시민들은 촛불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모제와 완공식을 마무리했다.

이날 추모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유가족과 시민 등 50여명만 참석한 상태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진행됐다. 추모제에는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참석했다. 추모제가 끝난 뒤 오후 3시부터는 사전 신청을 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공원 둘러보기 행사도 진행됐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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