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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호화로운 ‘금수저’ 군대생활, 부대 간부에 알려도 뭉갰다

등록 2020-06-14 21:43수정 2020-06-15 02:43

[나이스그룹 부회장 아들 ‘황제복무’ 논란]
소속 부대, 구성원 문제제기 무마 정황
“개인 빨래·생수 심부름 시키고
생활관 1인 편법 사용 등 특혜”

공군이 나이스 금융그룹 부회장 아들의 ‘특혜 복무 논란’과 관련해 해당 부대에 대한 감찰에 나선 가운데, 이 부대 간부들이 문제점을 알면서도 청와대 청원이 올라오기 전까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부대의 고위 간부는 부대 구성원들의 문제 제기를 무마하려고 했다는 의심도 받는다. 앞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부모의 재력 때문에 특정 병사에게 특혜를 주고 이를 묵인 방조해오는 등의 비위 행위를 폭로하려고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한겨레>가 14일 입수한 부대 간부들의 발언이 담긴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이 부대의 한 지휘관은 나이스그룹 부회장 아들 최아무개 상병이 독방을 쓰면서 간부들을 시켜 외부에서 빨래를 세탁하고 생수를 공급받은 것과 관련해, “최 상병이 환자라서 정수기 물이 몸에 안 받고, (부대 내 세탁기보다 깨끗한) 세탁기가 필요해서 (부대 밖 세탁을) 환자 치료 차원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이 지휘관은 “빨래나 물을 전달하는 것도 의사의 소견을 받아 절차적으로 제도화하자. (외부에서 물을 반입하는 것도) 의사가 외부(에서 파는) 생수를 먹어야 한다고 하면 누가 항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대 세탁기는 교체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고, 정수기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부들은 최 상병의 부모한테서 아들의 군생활과 관련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전화를 자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부대의 또 다른 간부는 이달 초 “부대에서 일이 생기면 최 상병이 부모에게 전화하고, 그러면 부모가 울면서 간부들에게 ‘애가 아프니 좀 살려달라’고 전화를 한다. 부모가 자식에게 과잉적으로 신경을 쓰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 청원과 간부들의 말에 따르면, 최 상병은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제한된 지난 2월 말부터 부대의 중간 간부인 부사관을 통해 빨래를 바깥으로 내보내 따로 세탁하고, 시중에서 파는 생수도 전달받았다. 이 부대 관계자들은 <한겨레>에 “최 상병이 선임병과 불화가 있었고 냉방병 등을 이유로 이달 초부터 1인 생활관을 사용하고 있다”며 “부대는 조기 전역자를 같은 생활관에 편성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다른 병사들은 6~8명이 한 생활관에서 생활하는데 1인 생활관을 사용하는 건 최 상병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부대에서는 (최 상병이) 아픈 병사이기에 편의를 제공해준다고 하지만 돈 없고, 집안 배경이 좋지 않은 병사에게도 같은 편의를 제공해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공군은 지난 12일부터 이 부대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공군 관계자는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공군본부에서 감찰을 진행 중”이라며 “철저하게 감찰하고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조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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