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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코로나19 ‘실직 재난’ 저임노동자에 10배 더 가혹했다

등록 2020-06-22 15:20수정 2020-06-23 02:31

코로나 6개월, 직장인 1천명 설문
임금 수준별 실직률 격차 심각
비정규직·여성일수록 피해 커
프리랜서·특고 68%는 수입 감소
“근로환경 열악할수록 큰 희생 치러
제도적 허점 노골적으로 드러나”
직장갑질119가 22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교육원에서 ‘코로나19와 직장생활변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강재구 기자
직장갑질119가 22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교육원에서 ‘코로나19와 직장생활변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강재구 기자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반년 동안 여성이 남성보다 두배 가까이 실직을 경험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월소득 150만원 이하 저임금 노동자가 실직을 경험한 비율은 월소득 500만원 이상 고임금 노동자에 견줘 10배나 높게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를 주제로 지난 5~10일 19~55살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발생 뒤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실직을 경험한 비율은 비정규직·저임금·여성 노동자 등 취약집단에서 높게 나타났다. 비정규직(26.3%)이 정규직(4%)에 견줘 실직을 경험한 비율이 6배 이상 높았고, 저임금 노동자(25.8%)는 고임금 노동자(2.5%)보다 실직을 경험한 비율이 10배 컸다. 성별로 보면 남성(9.8%)보다 여성(17.1%) 노동자한테서 실직 피해가 컸다. 이번 설문조사의 응답자 표본은 경제활동인구조사 취업자 인구 비율에 비례해 배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노동시간이나 수입 감소 피해를 본 경험도 취약층 노동자 쪽이 많았다. 정규직이 노동시간 감소를 경험한 비율은 17%인 데 견줘 비정규직은 41.3%가 경험했다고 답했고, 수입 감소도 비정규직(52.8%)이 정규직(19.2%)보다 2.8배 많이 경험했다. 특히 비정규직 중에서도 프리랜서와 특수고용직의 67.6%는 수입 감소를 겪었고, 일용직(60%), 시간제 아르바이트(51.8%)가 뒤를 이었다. 고임금 노동자(18.6%)의 2.9배에 이르는 저임금 노동자(54.5%)가 코로나19 발생 뒤 수입 감소를 경험했다.

그러나 실직을 경험한 이들 중 실업급여를 받은 비율은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실직을 경험한 응답자의 76%는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는데, 사유는 △고용보험 미가입(50%) △수급 기준 미충족(26.5%) △자발적으로 신청 안 함(13.3%) 차례였다. 이승윤 중앙대 교수(사회복지학)는 “플랫폼 노동자의 경우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고용보험 등 표준근로관계를 맺은 근로자와 많은 차이가 있다. 이들은 제도적으로도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기존 사회안전망이 누구를 보호해왔는지 (코로나19 이후) 노골적으로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도 저임금 노동자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코로나19로 우울감이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은 14.4%였는데 저임금 노동자(20.5%)의 경우 고임금 노동자(5.9%)보다 3배 이상 우울감이 컸다.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김승섭 고려대 교수(보건과학대학)는 “코로나19 재난의 대가로 근로환경이 가장 불안한 노동자들이 가장 큰 희생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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