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남영동 고문 현장서 ‘박종철 추모행사’

등록 2006-01-13 19:37

1987년 1월14일 서울 남영동 옛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경찰의 물고문을 받다 숨진 고 박종철씨의 19주기를 하루 앞둔 13일 오후 박씨가 숨진 자리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학생들이 고인의 아버지 박정기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1987년 1월14일 서울 남영동 옛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경찰의 물고문을 받다 숨진 고 박종철씨의 19주기를 하루 앞둔 13일 오후 박씨가 숨진 자리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한 학생들이 고인의 아버지 박정기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학교 후배 등 40명 참석…선배 박종운씨 “고통스럽다”

“고문 장면을 직접 보는 것이 아니어서 실감은 나지 않지만, 당시의 시설을 보니 섬뜩한 느낌입니다.”

박종철씨의 19주기 추모제를 하루 앞둔 13일 오후 2시. 1987년 당시 21살의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 학생이던 그가 물고문을 받다 숨진 곳인 서울 남영동 옛 대공분실 509호를 그의 서울대 후배 등 40여명이 찾았다. 그동안 서울대에서 열려오던 박씨 추모행사가, 현재 인권기념관으로 개조 공사가 진행중인 당시의 현장에서 열린 것이다.

박씨 후배들은 ‘민주열사 박종철 기념사업회’의 안내로 그가 물고문을 받은 욕조 등이 있는 3평 남짓한 조사실을 둘러 봤다. 박씨의 모습이 담긴 영정이 놓여진 세면대 옆에서 아버지 박정기(77)씨가 손자뻘인 추모객들을 맞았다. 그는 “죽은 종철이 나이대와 비슷한 학생들을 보는 일은 형틀에 묶인 것처럼 힘들다”면서도 “종철이 후배들한테 역사의 현장을 보여 주는 행사이기에 왔다”고 말했다.

국화 한 송이를 영전에 바친 박종수(19·인문학부)씨는 “이제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 걸 일은 없겠지만 집회에서 농민들이 숨지는 등 가슴아픈 일은 여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박씨가 경찰의 고문에 맞서 죽어가면서도 끝내 소재를 말하지 않았던, 학교 선배 박종운(46)씨가 동행해 처음으로 이곳을 찾았다. 박씨는 내내 무거운 표정으로 현장을 지켜본 뒤 “종철이가 죽어간 이곳은 그동안 사진으로만 봐 왔다”며 “그날의 고문 과정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 같아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14일 낮 12시 경기도 마석모란공원 묘지에서 ‘박종철열사 19기 추모식’을 연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