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사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펀드 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재현 대표 등 핵심 피의자 4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오현철)는 전날 김 대표와 2대 주주 이아무개씨, 이사 윤아무개씨와 송아무개씨 등에 대해 자본시장법의 부정거래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펀드자금을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기로 해놓고, 실제로는 서류를 위조해 대부업체와 부실기업 등에 투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옵티머스는 최근 전체 펀드 판매액 5355억원 중 1천억원대 규모 펀드의 환매중단을 선언했다.
옵티머스는 2018년부터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엔에이치(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해 판매했다.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의 공사를 수주한 건설회사 등의 매출채권을 싼값에 사들여 연 3% 안팎의 이익을 내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작 펀드자금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부동산개발업체, 대부업체 등 부실기업에 투자된 것으로 드러났다.
옵티머스가 펀드자금으로 장외기업의 부실 사모채권들을 사들이면서,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사들인 것처럼 양수도 계약서와 펀드 명세서들을 위조한 정황도 있다. 라임 사태 뒤 엔에이치투자증권 등 판매사들이 펀드 실사로 공공기관 매출채권 편입 사실 등을 확인했지만, 이러한 서류 자체가 위조됐던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24일과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옵티머스 본사 등 18곳을 압수수색한 뒤 관련 서류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 변호사 윤아무개 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옵티머스의 전·현직 임직원은 대부분 한양대 출신으로 여권 인사들과 학맥·인맥으로 얽혀 있다는 의혹도 있다. 2018년 횡령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국외로 나가 행방이 불분명한 이혁진 전 대표는 2012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서초갑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다. 윤 이사의 아내인 이아무개 변호사는 지난해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하다 지난달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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