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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굽은길’ 펴니 50분만에 닿네

등록 2006-01-15 19:41수정 2006-01-16 09:51

25일 개통되는 대구~부산 고속도로의 남밀양 나들목 부근의 쭉 뻗은 직선길이 시원하다.
25일 개통되는 대구~부산 고속도로의 남밀양 나들목 부근의 쭉 뻗은 직선길이 시원하다.
25일 개통 대구~부산 고속도로 미리 달려보다

청도→밀양→삼랑진 일직선으로
거리 40km·시간 30분 단축될 듯
콘크리트길 승차감은 ‘별로’

“경부고속도로여, 허리를 펴라.”

㈜신대구-부산 고속도로의 광고 문구다. 실제로 영천~경주~울산을 돌아서 가던 대구~부산 122.8㎞가 청도→밀양→삼랑진을 거치는 일직선 82.05㎞로 반듯하게 펴졌다. 기존 경부고속도로보다 거리로 40㎞ 이상, 시간은 최소 30분 이상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설 직전인 25일 밤 11시에 개통할 예정인 대구~부산 고속도로를 미리 달려봤다. 오후 4시 대구시 동구 용계동 동대구 분기점에 접어들어 잠시 가속페달을 밟았더니 순식간에 수성 나들목이다.

오른편으로 대구 월드컵 경기장을 지나치자, 갑자기 방음터널 3곳(600m)이 나타났다. 주변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소음 피해를 막기 위한 것으로 고속도로에는 처음으로 설치됐다.

왕복 4차로로, 2001년 5월 착공해 민간자본 1조8415억원과 국고보조금 7058억원, 용지보상비 2700여억원 등 모두 2조8천여억원이 들었다.


남으로 갈수록 도로는 산 높이와 함께 낮아졌다. 또 간간이 나타나는 멋진 전원 풍경이 없다면 따분할 정도로 큰 굴곡이 없었다. 최소 곡선반경이 1000m 이상이다. 이를 위해 전 구간의 40%에 해당하는 33㎞를 13개의 터널과 104개의 다리로 연결했다. 다른 고속도로의 구조물 구성비(15∼20%)보다 갑절이 더 많다.

교량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노선이 콘크리트 포장이어서 승차감은 좀 떨어졌다. 18분 만에 청도 나들목을 지나고, 23분 벽면이 온통 유리로 덮인 청도 휴게소가 나타났다.

새 고속도로는 1㎞ 간격으로 설치된 폐쇄회로 티브이와 2㎞마다 묻어둔 차량 검지 시스템이 돌발상황과 교통 흐름을 24시간 감시한다.

특수 공법으로 제작된 높이 50m, 길이 1300m의 고정대교를 넘어서니 바로 경남 밀양이다. 얼음골, 밀양강, 표충사, 운문사, 영남알프스 자락인 재약산, 사자평 등 접근이 어려웠던 청도·밀양 지역의 관광지가 한결 가까워졌다.

31분, 마음마저 잔잔하게 하는 억새 우거진 밀양강을 넘는다.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배경으로 멀리 사냥개 두 마리를 거느린 철새 사냥꾼이 억새를 헤치고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33분 남밀양 나들목을 지나자 러시아 대평원을 연상케 하는 드넓은 밀양벌에 뻗은 직선길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38분, 삼랑진을 지나면서 조금씩 커브 구간과 함께 싹둑싹둑 잘려나간 산허리가 군데군데 맨살을 드러냈다. 끊어진 산허리를 이어주는 야생동물 이동통로가 도로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4시48분 김해·부산 요금소에 도착했다. 제한 속도 110㎞를 지키며 달렸는데도 50분이 채 안 돼 대구~부산을 주파했다. 통행료는 8500원으로 기존 경부고속도로 이 구간 5600원보다 조금 비싸다. 그러나 기존 고속도로의 요금 인상(2월부터 4.9%)과 시간 및 연료비 절감을 고려하면 적정 가격이라는 견해다.

이곳을 나가 5㎞만 달리면 대동 분기점이다. 신항과 김해공항도 멀지 않다. 이제 대구·경북(티케이)과 부산·경남(피케이)을 가르는 말이 없어지는 것도 시간 문제인 것 같았다.

대구/글·사진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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