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 연관 코로나 19 확진자가 20일 정오까지 누적 676명을 기록한 가운데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방역 담당자들이 교회 관계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서울 지역의 코로나19 재확산이 7월부터 서서히 진행되다가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 교회발 집단감염을 계기로 급증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나왔다.
20일 서울시 시민건강국에서 파악한 서울시내 코로나19 통계 자료를 보면, 환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 수를 뜻하는 ‘감염 재생산지수’가 6월 첫주에 1.03을 기록한 뒤 5주간 1.0 아래로 밑돌다가 7월 셋째 주에 다시 1.05를 기록했다. 재생산지수는 향후 확산세를 가늠하는 척도로, 보건학에선 이 지수가 1을 넘기면 감염병이 확산세에 있다고 본다.
시민건강국은 이 자료를 토대로 이미 7월부터 시작된 확산세가 8월에 접어들면서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에선 7월 중순 이후 최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소규모 집단감염이 서울 종로·강서·관악·송파, 경기 포천 등 곳곳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구에서는 역삼동 브이(V)빌딩, 엘골인바이오, 할리스커피 선릉역점, 유한디앤씨(DNC) 사무실, 신일유토빌 오피스텔, 골드트레인 등 여러 곳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이런 ‘깜깜이 확진’이 이어지다 ‘사랑제일교회’ 사태(12일)를 만나며 급격한 확산세를 나타냈다. 휴가철 영향 등으로 7월 넷째 주에 0.63으로 급격히 떨어졌던 재생산지수는 8월 둘째 주에 1.44까지 치솟았다. 서울시 한 보건소 관계자는 “7월엔 휴가철이 겹치면서 현장에서도 검사량이 대폭 줄어 검진자와 확진자가 모두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다”며 “휴가철에 여행지 등을 다니면서 감염 확률은 높았지만 검사는 받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확산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방역당국이 지난달 24일 전국 교회에서 각종 소모임과 식사 금지 조처를 해제한 것은 섣부른 조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셋째 주 들어서도 여전히 1.34를 기록한 재생산지수를 고려할 때 8·15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1~2주 안에 폭발적인 확산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예방의학)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감염재생산지수가 8월중에 2.8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 교수는 “현재 확산 속도만을 놓고 보면 ‘신천지발’ 확산보다는 느리고 ‘이태원 클럽발’ 확산보다는 빠르다. 하지만 8·15 집회 참가자 등이 검사를 피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서울만이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상향하는 안을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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