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의사 총파업 궐기대회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가까스로 탄핵 위기를 모면했다.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27일 오후 의협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의원회의 임시총회에서 최 회장과 방상혁 부회장 등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총회에 참석한 대의원 203명 중 85명이 불신임안에 반대표를 던져 탄핵이 부결됐다. 114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4명은 기권표를 행사했다. 의협이 회장과 집행부의 불신임안을 가결하기 위해서는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날 회의에는 대의원 242명 중 203명이 참석해 의사 정족수를 채웠다.
지난 4.15 총선 이후 정부 여당의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생 증원’에 반발해왔던 최 회장은 지난달부터 의료계 집단 휴진을 주도해 오다가 지난 4일 정부·여당과 의대정원 정책 추진 및 집단휴진 중단과 관련해 ‘원점 재논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하지만 합의 과정에서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에 소속된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의에 합의와 관련된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았고, 이로서 의협 회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이유로 불신임안이 제기됐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등이 최 회장에 대한 탄핵을 주도하고 나섰다.
의협 관계자는 이날 불신임안 투표 결과와 관련해 <한겨레>에 “2019년 실시됐던 최 회장 탄핵 투표에선 82명이 찬성했었는데 이번 투표에선 114명으로 크게 늘어 민심 이반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날 불신임안 투표를 앞두고 모두 발언에서 “범투위에서 의료 4대악 정책에 대한 합의와 이행 등을 책임지고 의협 회장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의대생 국시 문제 등을 해결하고 향후 각종 의료 현안에 대응하면서 권익보호와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며 “사안 해결과정에서 미숙한 부분에 상처받은 분들이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임시총회 현장에선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일부 의사들이 대의원을 설득하기 위한 피켓 시위를 하던 중 회의장으로 진입하면서 경호 담당자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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