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군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55)씨가 정부와 해경이 충분한 진상규명 없이 동생을 ‘월북자’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해양경찰청장과의 면담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씨는 2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어 “해경이 최소한의 현장조사, 표류 시뮬레이션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월북’을 단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해경이 ‘월북 시도 정황을 확인했다’며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서 이씨는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동생은 위험한 작업에 임하면서도 ‘평생 공무원으로 살겠다’며 의지를 보였을 정도로 조국에 헌신해왔다”며 “정부가 적대국인 북한의 통신감청 내용만 믿고 (동생을) 범죄로 몰아간다”고 했다. 동생의 채무, 가정사 등이 월북의 ‘빌미’로 비춰지는 데 대해서도 “빚이 있어서 월북을 한다면 대한민국 국민 절반 이상 월북해야 한다. 죽기 이틀 전 통화에서도 동생은 월북 징후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이씨는 또 정부와 군 당국이 구조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동생이 업무수행 중 실종돼 북한 영해로 떠내려가기까지 36시간 동안 정부와 군은 무얼 했는지 궁금하다. 북에 ‘돌려달라’는 교신을 보내거나 수색인원을 늘리는 등의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동생을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에도 군은 구명조끼의 숫자만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정부에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한편, 국제사회에 시신 수습과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한 공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동생은 북쪽 서해북방한계선(NLL) 불과 0.2마일(약 320m) 해상에서 체포돼 죽음을 당해야 했다. 정부는 ‘월북’ 프레임을 씌우기에 앞서 NLL을 넘기 전 동선 등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선 “동생의 죽음에 대해 사과한 것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면서도 “김 위원장에게 간절히 호소한다. 동생을 돌려 달라”고 말했다.
박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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