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67) 에스케이(SK)네트웍스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틀에 걸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전준철)는 7일 에스케이네트웍스 서울사무소, 에스케이씨(SKC), 에스케이텔레시스 등 5∼6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전날 최 회장의 주거지 등 10곳을 압수수색하면서 다 마치지 못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이날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횡령·배임 뿐만 아니라 국외재산도피 혐의도 포함됐다. 이번에 압수수색 대상이 된 에스케이씨와 에스케이텔레시스도 모두 최 회장이 과거 대표이사 등을 맡았던 기업들이다. 검찰은 최 회장이 에스케이네트웍스 등의 회사자금을 국외로 빼돌리는 방식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의심하는 비자금의 규모는 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에스케이네트웍스의 2018년 자금흐름 중 수상한 부분을 포착해 검찰에 관련 자료를 이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정보분석원은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보고받은 의심스러운 거래 정보를 분석해 범죄자금과 관련돼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검찰 등 법집행기관에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검찰은 이를 올해 초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해 내사를 진행해오다 사건의 성격 등을 감안해 기업 범죄에 특화된 반부패수사1부에 재배당했다. 에스케이네트웍스 관계자는 “압수수색 전까지 내사가 진행 중인지 전혀 파악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최신원 회장은 에스케이그룹의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둘째 아들이며,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최신원 회장은 에스케이네트웍스 지분 0.38%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주주는 에스케이(39.14%)다. 그는 에스케이네트웍스의 본래 주력사업이었던 패션업과 통신 단말기 판매업 등을 정리한 뒤 렌터카·가전렌탈 업체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해왔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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