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9일 윤석열 총장을 보고 라인에서 배제한 가족 관련 고소·고발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박순배)에서 수사 중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미 윤 총장의 회피로 지휘가 배제된 채 진행 중인 이 수사에서 추 장관이 굳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배경을 두고 여러 뒷말이 나온다.
이번에 ‘수사지휘권 박탈’ 대상이 된 ‘가족 관련 의혹’들은 대부분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등이 지난 4월 검찰에 고발한 사건들이다. 우선 윤석열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식 시세조종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말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급락하자 이 회사의 권오수 회장이 주식시장에서 이른바 ‘선수’로 활동하던 이아무개씨와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시세를 조종하기로 했는데, 김 대표가 이 과정에서 이씨에게 주식과 증권계좌, 현금 10억원을 맡겼다는 것이다. 윤 총장 쪽은 그동안 이에 대해 ‘검찰총장 후보자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인사 검증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던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추 장관은 김 대표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가 윤석열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여러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협찬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이번 수사지휘 대상에 포함했다. 지난해 7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주광덕 당시 자유한국당(현재 국민의힘) 의원은 “윤 후보자 검찰총장 지명 발표 전후로 김 대표가 기획한 전시회에 일주일 사이에 대기업을 포함한 12곳이 협찬계약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주 의원은 검찰에서 수사를 받던 대기업들도 협찬에 참여했다며 윤 총장이 ‘보험용 협찬’을 용인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윤 총장의 장모 최아무개씨가 2013년 파주의 한 불법 요양병원에 공동이사로서 경영에 관여해 부당한 이익을 봤으나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았다는 의혹도 ‘지휘 배제’ 대상에 올랐다.
검찰 안팎에서는 추 장관이 ‘라임 의혹’을 계기로 ‘윤석열 밀어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윤 총장이 가족 관련 사건 수사를 보고받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부각했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윤 총장 가족 관련 의혹은 명백한 회피 사안이어서 굳이 장관이 지휘권 박탈을 지시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일 텐데 그런데도 굳이 ‘지휘권 박탈’을 지시한 것은 실질적인 수사지휘 외에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뜬금없이 가족 의혹까지 거론한 것은 윤 총장의 개인적 ‘약점’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 같다”며 “아들 군 특혜 관련 의혹으로 한동안 수세에 몰려 있던 추 장관이 뒤집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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