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 처리부터 하라며 구급차를 막아 응급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논란의 당사자인 택시기사 최아무개씨가 지난 7월24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응급환자를 태운 구급차와 교통사고를 내고 “사고처리를 먼저 하라”며 막아섰던 택시기사에게 법원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는 공갈미수, 사기, 특수폭행, 특수재물손괴, 업무방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기사 최아무개(31)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최씨는 지난 6월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응급환자가 탄 구급차와 사고를 낸 뒤 “사고 처리를 하고 가라”며 응급차의 진로를 11분가량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구급차에 타고 있던 환자는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최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19년 9월까지 전세버스, 회사택시 등을 운전하면서 교통사고를 내고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것처럼 상대방을 속여 합의금과 치료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최씨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 판사는 “장기간에 걸쳐 사고를 일으키고 합의금과 보험금을 갈취하는 내용의 범행을 저지른 바 죄질이 매우 안 좋다. 상시 응급환자가 탈 수 있는 사설 구급차를 상대로 사고를 냈고, 환자 이송업무 행위를 방해한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6월8일 사고와 관련해서 당일 구급차에 탑승한 환자가 사망한 사실을 바탕으로 기소하지 않았으므로 양형에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자들과 합의했고,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유리한 점으로 판단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숨진 환자의 유족은 지난 7월 최씨를 살인, 살인미수,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추가 고소한 상태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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