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집 개조해 무료 교육하는 대구 글사랑학교 이경채 교장

등록 2006-01-20 21:12

“돈받거나 의무감으로는 오래 못할 일”
“받아쓰기 8번 문제입니다. ‘나이가 들면 잔소리가 는다’, 9번 문제는 ‘아이고 와이리 어렵노.’”

대구시 중구 남산동 ‘대구 글사랑학교’의 한글 수업시간에 이경채(43·사진) 교장이 받아쓰기 문장을 하나하나 불러준다.

이곳에서는 배움의 기회를 놓쳐 한글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공짜로 한글을 가르쳐 준다. 한글과 함께 영어와 컴퓨터, 수학 등도 배울 수 있다. 이 교장은 6명의 자원봉사 교사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월~금요일까지 하루 8시간씩 수업을 한다. 학생들은 필요한 과목만 배운다. 수강료는 한푼도 받지 않는다.

대구 글사랑학교를 찾는 학생들은 40~50대가 주로 많고 80대에 접어든 할머니들도 눈에 띄인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여성들이다.

이씨는 1990년부터 대구 신암교회 한글반에서 자원봉사 교사로 한글교육을 해오다 본격적인 한글교육을 하겠다며 2004년 1월, 대구글사랑학교를 열었다.

사무실 임대료를 마련하지 못해 자신이 사는 28평짜리 아파트의 거실과 방 두칸을 교실로 꾸몄다. 학교 운영 자금을 벌기위해 학원 강사에서부터 가사 도우미 일까지 틈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돈을 받고 이 일을 했다면 ‘의무감’ 때문에 이렇게 오래 해오지 못했을 거에요. 처음으로 자식에게 손수 편지를 썼다며 눈물을 보이는 어르신들을 볼 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씨는 “못 배운 이웃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일을 앞으로 평생 동안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sunnyk@hani.co.kr 사진 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