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민정수석의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 마지막 재판에서 검찰이 ‘김학의 사건을 수사할 때 박수치던 분들이 조국 사건을 수사할 때 비난해 의아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김미리) 심리로 20일 열린 조 전 수석의 직권남용 재판에서 수사와 공소유지까지 맡은 이정섭 부장검사(현 수원지검 소속)는 “소회와 당부를 말하고 싶다”며 운을 뗐다. 이 부장검사는 조 전 수석 사건 수사팀 4명이 앞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재수사도 진행했던 점을 밝히며 “똑같이 과거에 있던 일의 객관적 실체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느냐만 고민했다”고 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할 때 박수치던 분들 중에서는 조 전 사건을 수사하자 비난했던 분들도 있다”며 “저희로서는 구성원도 바뀐 것이 없고 성향도 같은데 왜 그런 비난을 받는지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각해보니 그것은 ‘피·아’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닌가 했다. 피·아라는 것은 전쟁이나 정치 영역에서는 있을 수 있지만 형사사건에서는 상정하기 어렵다”며 “재판부도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 판단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판 과정에서는 천경득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이인걸 당시 청와대 특감반장에게 유 전 국장 감찰 문제를 거론하며 “피·아 구분을 잘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수석을 대리하는 김종근 변호사도 “영장실질심사 단계부터 이 사건을 관여해 소회가 많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작년 영장심사가 12월26일에 있었는데 변호인들끼리 이틀 정도 잠도 못자고 준비했다”며 “악몽의 크리스마스였다”고 회고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올해 12월이 다 되는 시점에 (감찰 무마 부분) 재판이 종결됐다. 이 재판에서 걱정했던 것은 ‘직권남용’ 범죄가 최근 왜 이렇게 남용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라는 우려를 드러냈다.
감찰무마 사건이 이날 마무리되면서, 다음달 4일부터는 조 전 수석의 가족 입시 및 사모펀드 비리 관련 심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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