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달 15일부터 21일간 시민 1775명과 함께 진행한 ‘일상실천 21’(지구지킴이 쓰담쓰담)에 참여한 황아무개씨가 모은 비닐 포장재와 종근당에 보낸 손편지. 서울시 제공
“종근당의 ‘락토핏 생유산균 코어’는 이미 원통형 종이박스로 포장돼 제품 손상을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중략) 그런데 해당 제품을 먹기 위해서는 종이박스를 뜯은 후 다시 그 안의 비닐포장을 뜯어야 합니다. 이런 이중포장 구조는 정말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종근당’이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보호에 동참해 주신다면 많은 기업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2020년 10월 락토핏 소비자 황○○)
서울시가 지난달 15일부터 21일 동안 진행한 ‘일상실천21’ 프로젝트 가운데 ‘지구지킴이 쓰담쓰담’(쓰담쓰담) 캠페인의 한 참가자가 해당 기업에 보낸 손편지 내용의 일부분이다. 쓰담쓰담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민들은 일상에서 불필요한 포장재를 스스로 찾아내 모으고, 기업이나 정부기관에 이에 대한 개선을 호소하는 내용의 손편지를 보냈다. 시민이 참여해 환경보전과 물자절약 아이디어를 내고, 제도화로 이어지도록 작은 실천에 나선 셈이다.
서울시가 지난달 15일부터 21일간 시민 1775명과 함께 진행한 ‘일상실천 21’(지구지킴이 쓰담쓰담)에 참여한 이수아씨의 손편지. 이씨는 “①이중포장 과자를 없애주세요. 조금 부서져도 맛있는 과자입니다. ②카페에서 이중 컵 사용하지 않게 해 주세요. 카페 내에서는 실리콘 홀더를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③스팸, 리챔 등의 뚜껑을 없애주세요. 기존 뚜껑만으로도 충분해요” 등을 제안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의 ‘일상실천21’ 프로젝트는 ‘기후변화로 인한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취약성이 확인된 ‘오글오글 서울살이’는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까’, ‘서울을 어떻게 하면 더 오랫동안 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까’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여기에 ’무엇이든 21일간 계속하면 습관이 된다’고 주장한 미국 심리학자 맥스웰 몰츠의 ‘21일 법칙’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시민 64명이 참여해 18명이 편지쓰기, 인증사진 찍기 등 실천과제를 이행한 쓰담쓰담 외에도 △일회용품 없이 테이크아웃 습관 만들기(699명 참여, 183명 완료) △기후변화·환경 기사 읽고 소감 쓰기(316명 참여, 124명 완료) △지속가능한 일상 관련 독서(185명 참여, 72명 완료)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찾기 위한 생각·실천거리 제공(163명 참여, 28명 완료) △‘고기 없는 월요일’ 맞춤형 채식식단 실천(178명 참여, 36명 완료) △캠핑에서 즐길 수 있는 채식메뉴 개발(83명 참여, 47명 완료) △우리동네 놀이 가능한 유휴공간 찾기(64명 참여, 18명 완료) 등 8개 프로그램별로 시민 1775명이 참여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15일부터 21일간 시민 1775명과 함께 진행한 ‘일상실천 21’(고기 없는 월요일)에 참여한 트레이너 장창훈씨가 공개한 식단. 서울시 제공
채식을 실천하는 ‘고기 없는 월요일’에 참여한 트레이너 장창훈씨는 “완벽한 채식은 아니지만 소, 돼지고기를 끊는 데 성공했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며 “레시피를 다양화해 채소 위주가 아닌 두부나 다른 재료로 풍성하게 먹을 수 있었다. 근육 유지에 손실이 없고 오히려 심폐기능이 좋아져 가르치는 회원들에게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일상실천 21’에 참여한 시민들의 실천 사례를 모아 25~27일 진행하는
‘2020 서울혁신주간―도시전환, 함께 만드는 혁신의 물결’의 한 꼭지로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혁신주간에서는 ‘도넛 경제학’으로 유명한
케이트 레이워스의 기조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지난달 15일부터 21일간 진행된 ‘일상실천 21’(지구 지킴이 쓰담쓰담)에 참여한 시민들의 인증 사진. 서울시 제공
지난달 15일부터 21일간 진행된 ‘일상실천 21’(지구 지킴이 쓰담쓰담)에 참여한 시민들의 인증 사진. 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