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추미애, 술접대 검사 불기소에 “제 식구 감싸기…공수처 필요”

등록 2020-12-09 18:02수정 2020-12-09 18:05

‘김봉현 술접대’ 검찰 수사 관련
페이스북에 글 올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9일 “비상식적인 수사 결론으로 여전히 제 식구 감싸기를 한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전날 검찰이 ‘술자리 체류 시간’을 계산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술접대를 받은 현직 검사 3명 중 2명을 불기소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추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향응 접대 수수 의혹을 받은 검사들의 접대 금액을 참석자 수로 쪼개 100만원 미만으로 만들어 불기소 처분한 것에 민심은 ‘이게 말이 되는가?’라는 상식적인 의구심을 가진다. 그러나 이 의문에 그 누구도 답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차별 없는 법치를 검찰 스스로 포기하고, 민주적 통제마저 거부한다면 과연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누가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공수처가 그 해답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지금 검찰 스스로 국민들에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술접대 수사’는 지난 10월 추 장관이 김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 폭로’를 근거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의 지휘를 배제한 가운데 진행됐다.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지난 8일 라임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 전 회장에게 지난해 7월18일 술접대를 받은 현직 검사 3명 중 1명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술자리에 있었던 시간을 따져 검사 2명은 각각 96만2000원, 검사 1명은 114만5333원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계산했는데,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청탁금지법이 규정한 접대 금액(100만원 초과) 아래로 접대 비용을 짜 맞췄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전문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 5대 종단 종교인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검찰개혁을 외쳐주셨습니다. 폭력과 독재로 얼룩진 시대, 꺼져가는 민주주의를 되살리고 민초를 지키기 위해 늘 앞장서왔던 종교인의 숭고함을 기억합니다. 현재, 무너지는 공정과 정의를 안타까워하며 검찰이 정의의 수호자 본연의 모습으로 회복하도록 자성을 촉구하는 종교인들의 엄숙한 시국선언에 다시 한번 깊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검찰은 아직 응답할 때가 아니라고 여기는 모양입니다.

비상식적인 수사결론으로 여전히 제식구 감싸기를 하니 말입니다. 상식이 기반되지 않는 정의는 정의가 아닙니다. 상식과 반대되는 정의는 궤변일 뿐입니다. 향응접대수수의혹을 받은 검사들의 접대 금액을 참석자 수로 쪼개 100만원 미만으로 만들어 불기소처분한 것에 민심은 ‘이게 말이 되는가?’라는 상식적인 의구심을 가집니다. 그러나 이 의문에 그 누구도 답해주지 않습니다.

저도 이 순간 상식인으로 가질 수 있는 의문을 말해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언론에 보도된 것을 기반으로 하였고, 언론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의견을 제기하는 것이기에 장관의 개입이라고 여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1. 라임사건에 대한 총장의 관심이 지대하다는 것은 이미 지난 여름 한동훈이 공개한 녹취록에 등장합니다. 지난 2월 한동훈과 이동재 사이의 대화를 담은 녹취록에 있는 내용처럼 총장은 남부지검장 송삼현을 따로 만나 라임사건 수사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독려를 표시합니다. 이것은 많은 언론이 이미 보도한 바 있습니다.

2. 그리고 10월에 공개된 김봉현의 자필 편지에서 라임사건에 대한 총장의 각별한 관심이 다시 등장합니다.

3. 한동훈의 녹취록, 라임사건에 보인 총장의 관심에 대한 대대적인 언론 보도를 비추어 보면 검사 술자리 접대를 말했던 김봉현의 진술이 의심스럽기보다 오히려 맥락상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4. 라임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총장, 총장과 두터운 친분을 가지고 있음을 과시한 이주형 변호사. 이런 가운데 이 변호사가 데리고 온 특별한 검사들을 소개받는 김봉현. 과연 그 만남의 자리에서 김봉현은 그 검사들과 편하게 같이 먹고 마시고 즐겁게 놀았을까요? 그리고 그날 술자리 술값도 김봉현을 포함해 검사들과 나누어 계산하는 것이 자연스러울까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합리적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차별 없는 법치를 검찰 스스로 포기하고, 민주적 통제마저 거부한다면 과연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누가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공수처가 그 해답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지금 검찰 스스로 국민들에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수처법이 만들어진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출범해야 할 시기는 5개월을 훌쩍 넘겼습니다. 이 와중에 아직도 그 출발을 가로막고 있는 정치세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희망을 가집니다. 비록 늦었다 할지라도 바로 이런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 그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 밝고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검찰개혁의 길을 열어주신 종교인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