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씨(앞줄 왼쪽 둘째)가 10월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 복직촉구 사회 각계각층 원로선언에서 발언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정년까지 9일이 남은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노동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노동자와 시민단체가 집단 단식에 들어갔다.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은 22일 정오께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진숙 지도위원은 공장을 삶이 있는 일터로 만들어보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졌다는 이유로 35년 동안 해고자로 살아야 했다”며 “김 지도위원의 복직 요구를 위해 집단 단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단식에는 정홍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수석부지부장과 종교‧노동‧사회단체들이 참여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승려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김 지도위원은 1981년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용접공으로 입사한 뒤 1986년 열악한 노동 환경과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폭로하는 홍보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그해 7월 해고됐다. 2011년에는 한진중공업의 구조조정에 맞서 영도조선소 안에 설치된 35m 높이의 타워크레인에 올라 309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김 지도위원의 해고는 부당하다는 판단은 여러 차례 있었다. 2009년 정부의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김 지도위원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한진중공업에 복직을 권고했고, 올해 9월에도 복직을 재권고했다. 부산시의회는 올해 9월 김 지도위원의 복직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도 지난 10월 정년 내 복직을 촉구하는 특별결의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김 지도위원은 아직도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김 지도위원의 정년은 올해 말까지다.
기획단은 “한진중공업과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 등은 부당해고 기간 내 임금 부분 (해결)이 ‘업무상 배임’이란 논리를 펴며 문제를 풀고 있지 않다”며 “이들이 묵묵부답인 상황에서 김 지도위원은 암이 재발돼 수술을 받고 투병중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단식투쟁, 오체투지와 더불어 23일부터는 청와대 앞에서 삼천배 행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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