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이종우(사진 가운데) 회장이 윤정기 병장(사진 왼쪽)을 찾았다. 사진 오른쪽은 이 회장의 첫번째 장학금 수혜자 김양현(27)씨.
영남대 동문 이종우 회장과 윤정기 병장의 미담
“선배님이 주신 장학금 덕분에 학비 걱정 없이 대학 4년을 다닐 수 있었는데 선물 하나 못해드려 너무 죄송했습니다. 자대 배치를 받은 뒤 얼마 되지 않는 군인 월급을 매달 모았습니다. 선배님 필요하신 것이 있으면 꼭 좀 알려주십시오.”
이달 초 ㈜한국호머 이종우(66·경기도 고양시) 회장은 경북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서 복무중인 윤정기(22) 병장의 편지를 받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빈농의 아들로 영남대 기계공학부에 다니다 2004년 7월 군에 입대한 윤 병장은 입대 전 1년 동안 같은 과 선배인 이 회장이 모교에 장학금으로 기탁한 6억원의 두번째 수혜자였다. 2004년 7월 공군에 입대한 윤 병장은 자대 배치를 받은 같은 해 9월부터 17개월 동안 꼬박 월급을 모아 선배 이 회장에게 편지를 썼다.
뜻밖의 편지를 받아든 이 회장은 얼굴도 모르는 후배를 만나기 위해 지난 21일 새벽 집을 나서 예천의 군부대를 방문해 면회를 청했다. 이 회장은 윤 병장에게 “나 역시 넉넉하지 못한 살림 형편 때문에 26살에야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며 격려했다. 이 회장은 또 “세상의 그 어떤 선물보다도 값진 마음을 줘서 오히려 고맙다”며 후배의 정성을 정중히 사양한 뒤 어머니께 실반지라도 만들어 선물하라고 권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사진 영남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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