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다. 구름 한 점 없는 검은 하늘도, 종이 상자 두드리는 바람 소리도, 침낭 지퍼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도, 발걸음 소리 사라진 시멘트 바닥도. 일주일 내내 몰아친 한파에 서울역 근처 지하도는 꽁꽁 얼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웃에서 오던 지원도, 겨울바람을 피해 몸 누일 수 있던 시설도 줄었다. 그 어느 때보다 야속한 겨울이다. 서울역 2번 출구 앞에 자리잡은 서울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는 거리 노숙인들에게 간단한 음식을 제공하고 그들의 건강과 안전을 살핀다. 상담원들은 서울역부터 서소문공원, 회현역까지 하루에도 몇번씩 빵, 핫팩, 비상약 등을 챙겨 현장 지원 활동에 나선다. 지난 10일 밤 “핫팩, 마스크 드려요”라며 상담원이 말을 건네자 남대문시장 지하도 바닥에서 잠을 청하던 한 노숙인이 종이 상자 위로 손을 내밀고 있다. 상담원은 눈을 마주치고 핫팩을 건네며 몸은 괜찮은지,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안부를 묻는다. 어쩌면 이들에게 핫팩보다 그 짧은 눈맞춤이 더 따뜻할지 모른다. 거리에 있는 이들에게 오늘 밤 시림도 무사히 지나가길. 백소아 기자thank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