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시위 도중 백골단의 구타에 숨진 명지대생 강경대 열사 1주기 추모식. 민족사진연구회 제공
평생을 반독재 민주화 투쟁, 노동·통일운동에 헌신한 재야 민중운동의 ‘큰 어른’ 백기완 선생(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15일 새벽 4시45분께 영면에 들었다. 향년 89.
장례는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이라는 이름으로 5일장으로 치러진다. 노나메기는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그리하여 모두가 올바로 잘사는 세상’이라는 뜻의 우리말이다. 백발의 청년으로 거리의 투사로 살았던 선생의 평생 꿈이자, 선생의 삶을 고스란히 담은 사상이기도 하다.
5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후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빈소 조문과 함께 민주노총 16개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지역 분향소를 만들고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한다”고 밝혔다. 19일 아침 8시 발인하며, 서울 종로구 통일문제연구소를 들러 대학로 거리에서 노제를 한 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영결식을 진행한다.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이다. 고인의 뜻에 따라 조화는 받지 않는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숙씨와 딸 백원담(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미담·현담, 아들 백일씨가 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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