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주둔 경비를 분담하는 협정이 타결됐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소파) 제5조는 ‘미국이 주한미군 운영 유지비를 모두 책임진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미국은 1991년부터 특별협정을 맺어 한국에 경비를 분담시켰다. 반대로 주한미군에 시설과 구역을 제공하는 한국이 받는 대가는 없다(필리핀은 미군이 철수하기 전까지 미군기지 사용료를 받았다). 미군은 분담금으로 평택 미군기지에 들어갈 한미연합사 건물을 짓고, 성주 소성리 사드기지 탄약고 공사에 쓰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으로 출격하는 오산 공군기지 격납고를 짓고, 심지어 수십년 동안 주일미군의 항공기 정비에까지 써왔다.
소파, 한-미 상호방위조약,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경비 집행이다. 그러나 한국은 통제할 수 없다. 미군이 주둔한 전세계 70여개 나라 가운데 한국과 일본만 경비를 분담하고 있다. 11차 방위비분담협정의 골자는 올해 13.9%를 인상(1조1833억원)하고 2025년까지는 전년도 국방비 증가율만큼 인상해준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기준으로 삼아 분담금을 조정해왔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 0.5%, 미국의 주한미군 총 주둔경비 증가율 0.7%, 일본의 올해 방위비분담금 인상률 1.2%에 견주어 13.9%는 유례없는 인상률이다. 최근 국방예산 평균증가율 7.4%를 고려하면 2025년에는 대략 1조5000억원을 내야 한다. 지난 1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의 한 회원이 평등한 한-미 동맹을 촉구하는 팻말 곁에 앉아 잠시 쉬고 있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