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홍보기자에게
댓글 1건당 장학금 명목 돈 주며
입시커뮤니티 등 연간 수천건 글
대학 쪽 “강제로 시킨 적 없다”
댓글 1건당 장학금 명목 돈 주며
입시커뮤니티 등 연간 수천건 글
대학 쪽 “강제로 시킨 적 없다”

세종대학교 정문.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세종대학교 학생회관에 걸린 대형 현수막. 단과대별 실적이 나와 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전공 위장해 쓰라고 지침” “댓글수 채우기 압박감”
학생들, 작성지침 전달 털어놔
“홍보실서 링크 공유·매달 검토” 장학금을 받고 학교 홍보 댓글을 단 세종대 학생들은 “수험생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소속 과 학생인 것처럼 위장해 댓글을 달라는 등 구체적인 댓글 작성 지침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22일 <한겨레>가 접촉한 학생들은 사전에 관련 내용을 알지 못하고 홍보 기자단에 뽑힌 뒤 댓글 활동을 하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ㄱ씨는 “댓글 작성 업무가 (홍보 기자단) 업무인 줄 몰랐기에 안 하고 싶었지만, (댓글) 수량을 (장학금 조건으로) 압박하니 어쩔 수 없이 채웠다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학교 홍보실은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댓글 작성 요령을 제시했다. 홍보 기자로 활동했던 ㄴ씨는 “(학교는) 가끔 제가 소속된 과가 아닌 질문이 올라오면 해당 전공 학생으로 위장해 댓글을 달게 했다”고 전했다. 일간지 등에서 매년 보도하는 대학별 순위 및 각종 지표를 댓글 작성에 반영하라는 주문도 있었다고 한다. ㄷ씨는 “수험생 큐앤에이(Q&A) 작성 관련 가이드가 존재했다. 세종대의 랭킹 등 대학 순위에 관한 최신 자료가 나오면 홍보실에서 기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순위를 꼭 써넣으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ㄴ씨도 “큐에스(QS) 대학평가 순위 등 다양한 방법으로 타 대학교보다 좋은 점을 설명하라고 했다. 연구논문 위주로 대학 순위를 매기는 국제 랭킹 자료를 사용하라고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바깥의 대학과 비교하는 질문이 올라오면, 홍보실 직원으로부터 ‘인(in)서울’이라는 입지적인 조건을 내세우라는 조언을 받기도 했다. 학생들은 댓글 첫 문장을 “저는 세종대 갈 것 같아요! 교통편이 워낙 더 좋으니까요.” “서울이 인프라가 훨씬 좋기도 하고, (세종대) 아웃풋이 좋더라고요!” 등으로 시작했다. 세종대 쪽은 “학생들에게 자발적으로 권고했을 뿐 강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보실 내부 회의록을 살펴보면 ‘수만휘 등 긍정적인 댓글 달기 프로젝트’, ‘주임님 당부 사항―댓글 다는 활동 활성화 요망’ 등 댓글 작업을 독려한 정황이 담긴 내용이 나온다. ㄷ씨는 “모든 학생은 매달 20~40개의 댓글을 작성해 링크와 날짜를 구글 공유문서에 기록했고 이를 홍보실 담당자가 매달 검토했다”며 “학생 기자들 사이에서 ‘왜 이런 것까지 해야 하냐’는 불만도 나왔다”고 말했다.
“홍보실서 링크 공유·매달 검토” 장학금을 받고 학교 홍보 댓글을 단 세종대 학생들은 “수험생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도록 소속 과 학생인 것처럼 위장해 댓글을 달라는 등 구체적인 댓글 작성 지침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22일 <한겨레>가 접촉한 학생들은 사전에 관련 내용을 알지 못하고 홍보 기자단에 뽑힌 뒤 댓글 활동을 하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ㄱ씨는 “댓글 작성 업무가 (홍보 기자단) 업무인 줄 몰랐기에 안 하고 싶었지만, (댓글) 수량을 (장학금 조건으로) 압박하니 어쩔 수 없이 채웠다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학교 홍보실은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댓글 작성 요령을 제시했다. 홍보 기자로 활동했던 ㄴ씨는 “(학교는) 가끔 제가 소속된 과가 아닌 질문이 올라오면 해당 전공 학생으로 위장해 댓글을 달게 했다”고 전했다. 일간지 등에서 매년 보도하는 대학별 순위 및 각종 지표를 댓글 작성에 반영하라는 주문도 있었다고 한다. ㄷ씨는 “수험생 큐앤에이(Q&A) 작성 관련 가이드가 존재했다. 세종대의 랭킹 등 대학 순위에 관한 최신 자료가 나오면 홍보실에서 기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순위를 꼭 써넣으라고 권했다”고 말했다. ㄴ씨도 “큐에스(QS) 대학평가 순위 등 다양한 방법으로 타 대학교보다 좋은 점을 설명하라고 했다. 연구논문 위주로 대학 순위를 매기는 국제 랭킹 자료를 사용하라고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바깥의 대학과 비교하는 질문이 올라오면, 홍보실 직원으로부터 ‘인(in)서울’이라는 입지적인 조건을 내세우라는 조언을 받기도 했다. 학생들은 댓글 첫 문장을 “저는 세종대 갈 것 같아요! 교통편이 워낙 더 좋으니까요.” “서울이 인프라가 훨씬 좋기도 하고, (세종대) 아웃풋이 좋더라고요!” 등으로 시작했다. 세종대 쪽은 “학생들에게 자발적으로 권고했을 뿐 강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보실 내부 회의록을 살펴보면 ‘수만휘 등 긍정적인 댓글 달기 프로젝트’, ‘주임님 당부 사항―댓글 다는 활동 활성화 요망’ 등 댓글 작업을 독려한 정황이 담긴 내용이 나온다. ㄷ씨는 “모든 학생은 매달 20~40개의 댓글을 작성해 링크와 날짜를 구글 공유문서에 기록했고 이를 홍보실 담당자가 매달 검토했다”며 “학생 기자들 사이에서 ‘왜 이런 것까지 해야 하냐’는 불만도 나왔다”고 말했다.
본지는 지난 3월23일자 <장학금 미끼로…세종대, 학생들에게 ‘홍보 댓글’ 쓰게 했다> 등 기사에서 세종대학교가 온라인 홍보기자로 활동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급을 빌미로 홍보성 댓글을 작성하도록 압박하고, 구체적인 댓글 작성 지침을 제시하는 등 조직적으로 홍보 댓글을 작성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세종대학교 측은 “온라인 홍보기자의 주된 활동은 온라인 채널 운영 및 콘텐츠 제작 등으로 입시정보 소개 목적의 답글 작성은 전체 활동의 일부분에 불과하며, 학생들에게 온라인 답글 작성을 강요하거나 작성 여부에 따라 장학금을 선별적으로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