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차기 검찰총장 요건으로 “국정철학의 상관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일자 사흘 만에 “유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장관은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 독립성과 중립성 보장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들의 말에 “일부 언론이 지적하는 그러한 부분을 아주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정치검찰 탈피는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염원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는 것 하나하나가 다 인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 더 길게 말씀드리진 않겠다. 내일 (국회)법제사법위원회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23일 차기 검찰총장 인선 조건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으니 대통령의 국정철학과의 상관성이 가장 크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철저히 독립성을 갖고 (후보를) 추천하고 압축하면 제가 제청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본인 에스앤에스(SNS)”에 글을 올려 “말 잘 듣는 검찰을 원한다는 걸 장관이 너무 쿨하게 인정해버린 것 같아 당황스럽다. 이런 식이라면 장관이 생각하는 검찰 개혁이 무엇인지 정말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조 의원의 글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들의 말에 따로 답하지 않았다.
박 장관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총장 후보군에 보함 되느냐는 물음에는 “어떻게 대답하겠는가”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지검장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신청을 두고는 “법무부 외에서 진행되는 부분이라 제가 왈가왈부할 이유가 없다. (수사심의위는) 검찰총장 인사와의 별개의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9일 회의가 열리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에 관한 질문에 박 장관은 “(추천위는) 오늘부터 사실상 시작하는 것이고 오늘 위원님들께 자료가 보내질 것”이라며 “잘 논의되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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