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부가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2800여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모두 34명을 구속하고 908억원의 재산을 몰수 또는 추징 보전(형 확정 전까지 재산 처분을 금지하는 조처)했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이후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지 3개월 만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김 총리는 “경찰청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합동조사단의 수사 의뢰, 국민권익위 신고센터 접수 사안, 자체 첩보로 인지한 사건 등 총 646건, 약 2800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해 20명을 구속하고 529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별도 직접수사를 통해 기획부동산 등 1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검·경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몰수·추징 보전 조치한 부동산 투기 수익은 현재까지 총 908억원”이라고 덧붙였다.
특수본은 내부정보 이용·불법 농지 취득·기획부동산 등 각종 투기 의혹 사건 646건에 연루된 2796명을 내사·수사해 공직자, 기획부동산 업자 등 20명을 구속하고 651억원의 투기 수익을 몰수·추징 보전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의 도화선이었던 LH와 관련해서는 직원 77명과 친인척·지인 74명을 적발해 이 중 4명(경기 광명시 일대 토지 매입 3명·전북 완주 삼봉지구 토지 매입 1명)을 구속했다. 특수본은 국회의원 13명, 지자체장 14명, 고위공직자 8명, 지방의회의원 55명, 국가공무원 85명, 지방공무원 176명, 기타 공공기관 47명 등 주요 공직자 399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해 내부정보를 이용한 9명을 구속하고 287명은 수사하고 있다. 구속된 9명에는 전창범 전 양구군수, 경북 고령군의원 ㄱ씨, 경기 포천시 공무원, 한국농어촌공사 직원 등이 포함됐다.
특수본과 별도로 대검찰청에 ‘부동산 투기 사범 수사협력단’을 설치해 수사에 나섰던 검찰은 최근 5년간 송치된 사건을 전면 재검토해 기획 부동산업체 운영자 및 주택 투기 사범 등 총 14명을 구속하고 범죄 수익 257억원을 (몰수·추징) 보전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관계부처를 중심으로 수사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 총리는 “정부는 유사한 불법행위가 다시는 발붙일 수 없도록, 기한을 두지 않고 성역 없이 수사하고 조사하겠다”며 “불법적 투기는 반드시 처벌받고, 불법 투기 수익은 모두 몰수·추징된다는 상식을 분명히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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