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4명은 ‘설날에는 외가, 추석에는 친가’를 방문하는 식으로 번갈아 방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내에서의 활동에 대해서는, ‘여성은 요리, 남성은 텔레비전(TV) 시청’을 한다는 답변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
30일 여성가족부가 20~30대 성인 1천명과 청소년(중2~고2) 500명을 대상으로 이달 실시한 ‘양성평등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명절 때 친가와 외가를 합리적으로 방문하는 방법에 대해 청소년의 37.8%가 ‘설날에는 외가, 추석에는 친가 방문’이라고 답했다. ‘친가 먼저, 외가 나중’이라고 답변한 이들은 35.2%였다. 이는 2005년 조사와 큰 차이를 나타냈다. 당시 조사에서 청소년들의 답변은 ‘친가 먼저, 외가 나중’이 68.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성인의 경우에도 2005년에는 ‘시집(본가) 먼저, 친정(처가) 나중’이 69.8%로 많았으나, 올해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37.6%로 낮아졌다. 대신 ‘설날 친정 또는 시집, 추석에 시집 또는 친정’에 가야 한다는 답변이 38.8%로 높아졌다.
가정에서 남녀의 성역할은 여전히 분리돼 있다. 성인의 40.2%는 가정에서 여성(어머니)의 활동이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자녀를 교육하거나 돌본다’(20.2%), ‘주방에서 설거지를 한다’(12.8%) 등의 차례였다. 반면에 남성(아버지)의 활동과 관련해서는, ‘티브이를 본다’(34.6%)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거실 소파 위에 눕거나 앉아있다’(20.45), ‘컴퓨터 혹은 휴대폰을 사용한다’(12%)고 응답했다. 이런 답변 결과는 청소년 조사에서도 거의 비슷했다.
취업 및 직장 문화에 대한 양성평등을 묻는 항목에서, 성인 여성 4명 중 3명(75.5%)은 불평등하다고 답변했다. 불평등을 주로 느끼는 부분에 대해, 여성들은 ‘출산 및 결혼을 이유로 퇴직을 권유하는 것’이라는 응답이 23.4%로 가장 많았다. 이에 비해 남성들의 48.6%도 불평등을 느낀다고 답했는데 가장 큰 이유로 ‘남자에게는 당연하게 인식되는 야근문화’(27.4%)를 꼽았다.
또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남학생의 26.9%, 여학생의 24.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여학생의 경우, 여학생은 ‘운동을 못할 것이라고 본다’(24.6%)고 답변했고, 남학생들은 ‘똑같이 잘못해도 남학생이 더 심하게 혼난다’(26.2%)고 답했다.
아울러 성인의 69.4%, 청소년의 38.4%는 ‘집은 남자, 혼수와 예단은 여자가 마련하는 결혼식 문화’가 불평등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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