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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20대 여성들은 왜 책을 펼쳤을까

등록 2017-03-19 09:53수정 2017-03-19 10:16

[토요판] 뉴스분석
정치·경제 엉망이던 2016년
책 구매 늘어…20대 여성 주도
시·소설·페미니즘 책 판매 급증

SNS·팟캐스트로 책 고르고
내용만큼이나 디자인 중시
황정은·김애란·하루키 인기

촛불 뒤 정치·역사도 관심
“책은 나뿐 아니라 세상 바꾸죠”
지난해 20대 여성들의 종이책 구매 증가율은 다른 어떤 연령층보다 컸다. 그림은 장오노레 프나고나르의 <책 읽는 소녀>.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해 20대 여성들의 종이책 구매 증가율은 다른 어떤 연령층보다 컸다. 그림은 장오노레 프나고나르의 <책 읽는 소녀>. <한겨레> 자료사진

▶ 조물주 위에 ‘건물주’를 모시는 대한민국. 그런 삭막한 현실답게 성인들이 한해 동안 읽은 책은 9.2권(2015년 기준)으로 한달에 채 한권이 안 됩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이었습니다. 헬조선에서 책은 사치란 뜻일까요? 그런데 지난해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책 판매가 늘어난 겁니다. 특히 20대 여성의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20대 특유의 패기로 어떤 희망의 빛을 발견한 걸까요? 인터넷서점 예스24의 플래티넘 회원인 책을 많이 읽는 20대 여성 3명을 만나 책을 펼친 까닭을 들어봤습니다.

“희망의 목을 비트는 데 즐거움을 느끼며, 나는 잔인한 짐승처럼 음험하게 뛰었다.”

랭보의 ‘지옥으로부터의 한철’의 시구처럼 대한민국은 청년들에게 희망 따위는 접어둬야 하는 ‘헬’(지옥)이 된 지 오래다. 지난 2월 청년실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인 12.3%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6월 실제 청년실업률은 34.2%, 실업자는 400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헬조선에서 의외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경제·사회 대부분의 지표가 엉망진창이었던 지난해, 책을 읽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5개 대형 온라인서점의 도서판매량이 전년보다 6.3%(457만6000부) 늘어난 7707만3000부(예상치)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인터넷 서점 예스24는 종이책 기준으로 2016년 판매량이 전년에 견줘 10.5%가 증가했으며 올해 초에도 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대 여성의 독서가 증가했다. 예스24의 모든 연령별 도서 구매 비중 자료를 보면 2016년 20대 여성의 도서 구매 비중은 16.8%로 전년 7.4%에 견줘 131.6%가 증가했다. 20대 여성들은 왜 책을 펼쳤을까? 그들은 대한민국에서 무슨 희망의 빛이라도 본 걸까?

지난 15일 예스24의 20대 플래티넘 여성회원 3명과 서울 공덕동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이 회사의 플래티넘 회원은 매월 1일 기준으로 지난 3개월간 구매금액이 30만원을 넘어야 한다. 참석자는 오수정(가명·29), 이상빈(27), 양미지(25)씨였다. 오씨는 출판 관련 회사에, 이씨는 프리랜서 디자이너였다. 양씨는 올해 8월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었다. 오씨와 양씨는 각각 국문과 졸업생과 재학생이고 이씨는 영화를 전공했다.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음식점에서 책을 많이 읽는 20대 여성 3명이 <한겨레>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음식점에서 책을 많이 읽는 20대 여성 3명이 <한겨레>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언제부터 책을 본격적으로 읽었나요?

양미지(이하 미지) 중학교 때 슈퍼에서 책을 처음 팔았어요. 그때 민족사관고 합격 수기 책이 있어서 제가 처음으로 그 책을 골라서 읽었어요. 그 뒤로 소설·에세이를 많이 읽고 있어요.

이상빈(이하 상빈) 중학교 때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를 읽으면서 소설책을 읽게 됐어요. 그 뒤론 소설밖에 안 읽었던 거 같아요.

오수정(이하 수정) 지적 허영으로 남이 안 읽는 책을 읽게 됐어요.

-지금은 어떤 책을 주로 읽나요?
황정은 장편 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 표지. 창비 제공
황정은 장편 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 표지. 창비 제공

상빈 황정은 작가요. 처음 읽고 꽂혔던 거 같아요. 뭐가 이렇게 좋지? 색다른 것도 있고. 뭔가 별거 아닌 걸 되게 잘 이야기하고 생각하지 않은 사소한 부분을 의미있게 해주는 것이 좋아요.

미지 김애란 작가 좋아해요. 임경선 작가도 좋아해서 책이 나오면 사요.

수정 저도 창비 책을 좋아해서 황정은 작가 책 읽었어요. 황 작가는 실제로 만나봤는데 따뜻해요. 강연 가면 눈을 마주 보면서 사인을 해줘요. 사인은 한 시간, 강의는 40분 하세요. 그리고 김연수 작가도 좋아해요.

-책은 어떻게 선택하나요?

상빈 알고 있던 작가가 신작을 내면 사요. 친구들이 만날 때 추천하면 읽게 되고요. 팟캐스트도 참고해요.

미지 예전에는 잡지 <페이퍼>를 많이 봤는데 요즘에는 문학동네·창비 팟캐스트를 많이 들어요. 재미있어요. 김사인 선생님 영향 많이 받아요.

수정 에스엔에스에서 존경하는 독서가들 찾아서 그분들의 글에서 영향을 받아요. 에스엔에스가 좀더 친밀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에는 팔로잉하는 작가이자 번역가 한 분이 과학책을 많이 읽어서 저도 문학 말고 과학책도 읽어야지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면역에 관하여> <랩걸>에 대한 소개글을 보고 이건 보자마자 사야 해라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랩걸> 과학책인데 너무 서정적이에요.

-왜 그렇게 책을 많이 읽죠?

미지 20대들은 뭔가 해야 한다 압박감 있어요. 저도 엄청 심했어요. 책을 그렇게 읽었어요. 휴식이 아니라 ‘이걸 읽어야 해’ ‘나를 성장시켜야 해’라며 읽었죠. 강박증이 있었던 거 같아요.

수정 저는 열등감 때문인 거 같아요. 대학 때 지방에서 올라와서 처음 친구들을 만났는데 저보다 철학도 문학도 훨씬 많이 알고 있는 거예요. 어떻게든 많이 읽어서 비슷한 레벨이 돼야지 생각했어요.

상빈 뭔가 자신이 혼자서 하고 있는 느낌이 너무 좋고. 소설책을 읽으면 다른 주인공의 삶을 보는 게 좋았어요.

-하고 싶었던 일, 꿈은 뭐였나요?

수정 초등학교 때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독서일기·백일장에 뽑히면서 칭찬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계속 읽고 생각하면서 발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국문과에 진학했어요.

상빈 시나리오 쓰는 감독 하고 싶은데 사실상 접었어요. 세련되고 멋진 디자인에 관심 생겨서 졸업 후에는 복수전공이었던 디자인 일을 하고 있어요.

미지 교육 자체에 관심이 있어요. 아이보다 어른을 가르치는 거에 관심 많아요. 인문학 수업을 제가 작은 학원 만들어서 교육해보고 싶어요.

-10만원이 있다면 책 말고 다른 거 뭘 살 거 같아요?

수정 신용카드 때문에 돈이 떨어졌으니 책을 사지 말자 이렇게 의식 못할 거 같은데. 저는 산 책을 깜빡하고 또 살 때도 있어요. 그래도 반품 안 하고 놔뒀다가 친구들에게 선물해요.

상빈 맞아요. 표지가 예뻐서 사요. 책들이 예쁘게 나오니까 샀는데 또 산 적 있어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커버 근사해요.

수정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새로 나왔거든요. 수박색 커버로요. 그래서 사서 친구에게 선물로 주고 그래요.

상빈 저는 <상실의 시대> 표지가 바뀔 때마다 사요. 네 종류를 가지고 있어요.

미지 저도 표지가 예뻐서 더 이상 안 볼 거 같은데도 그 책을 샀어요. 요즘 문학책 사은품도 근사해서 구매하는 경우도 있어요.

20대 여성들은 에스엔에스나 팟캐스트를 통해 책의 정보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돌프 알렉상드르 레스렐의 <마음을 사로잡다>. <한겨레> 자료사진
20대 여성들은 에스엔에스나 팟캐스트를 통해 책의 정보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돌프 알렉상드르 레스렐의 <마음을 사로잡다>. <한겨레> 자료사진

-근데 하루키가 왜 좋아요. 내용도 늘 비슷하고 그리고 비현실적이지 않나요?

상빈 작품들이 비슷해서 좋아요. 그대로라서 좋아요.

미지 널널한데 부러워요.(일동 웃음)

상빈 맞아요. 뭐가 이렇게 쉽지 이런 생각도 들고.

-책을 읽으면 내 인생이 바뀌어진다고 생각하나요?

상빈 드라마틱하게는 아닌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사람들 책 안 읽잖아요. 그러니까 나라도 더 열심히 읽어야지라고 생각해요.

수정 황정은 소설을 보면 아무리 약하고 나약하더라도 지향점과 연대가 중요하다고 말해요. 그 책을 읽으면 내 행동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더군요. 그 책을 10만명이 읽고 그중의 10%인 1만명이 그런 생각을 바꾼다면 세계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촛불집회 계기로 20대 여성들이 읽게 됐다는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표지. 돌베개 제공
촛불집회 계기로 20대 여성들이 읽게 됐다는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표지. 돌베개 제공
-촛불집회 나갔어요? 광장의 체험은 어땠나요?

상빈 저는 집이 근처라서 자주 갔어요. 촛불 이전에는 회의적이었어요. ‘내가 뭘 한다고 달라지겠어’란 생각. 그런데 이번 계기로 다 같이 하면 뭘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수정 이명박 정부 때 소고기 파동으로 처음 광장에 나갔어요. 그런데 거기서 일부 단체가 쇠파이프 휘두르는 거 보고 충격받았어요. 하지만 촛불은 즐거웠어요. 제가 대학 때 총학생회에서 일해 운동권 가요에 친숙한데요, 촛불집회에서 대중가요를 부르면서도 자기 뜻을 다 펼치는 거 완전 신기했어요.

미지 저는 무딘 사람이거든요. 대학 때 단과대 신설 문제로 총장실 앞에서 반대 시위에 참여한 게 집회 첫 경험이에요. 그 경험이 없었다면 광화문에 박근혜 정권이 잘못했다는 건 알지만 안 나갔을 거예요.

수정 앞으로 누가 돼도 상관없지만 승리하는 경험이 좋았어요. 상징적인 독재자를 쫓아냈다는 생각. 뭘 해도 안 된다는 패배주의를 씻어줬어요.

-한국 사회 더 좋아지겠죠.

수정 모르겠어요. 한국 사회는 노답 같아요.

미지 달라질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어요.

상민 저도 그런데 갈 길은 먼 거 같아요.

-나에게 책은 뭐다 규정해본 적 있어요?

수정 저는 왕따를 4년 당해서 자해를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동아줄 내려오듯이 베스트 프렌드가 생겼어요. 그 친구랑 고교 때까지 책 읽는 게 똑같았어요. 근데 얼마 전 책을 토론하다가 절교하게 됐어요. 굉장히 괴로워요. 책이 관계의 시작이자 오해도 불러일으킨 셈이죠. 책은 발이 땅에서 둥둥 떠다니는 듯이 바쁜 일상에서 쉼터를 만들어주고 그리고 같은 생각을 하는 동반자를 만나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처음 보는 사람도 같은 책을 읽으면 10년 된 친구처럼 느껴지거든요.

미지 좋은 책을 같이 읽은 사람이 있으면 정이 가요. 왠지 나랑 비슷할 거 같아 끌리게 돼요.

-그런데 <노르웨이의 숲> <토지>를 읽은 사람들이 부지기수일 텐데요?

일동 아니에요. 그렇게 많지 않아요. 오히려 그런 책을 읽는 사람이 소수예요. 생각보다 책을 안 읽어요.

-남편·남친을 만날 때 책이 중요한가요?

수정 저는 독신주의자였어요. 그런데 남편이 에스엔에스에 어떤 책에 대해 리뷰를 썼는데 아주 잘 썼어요. 남편 이름을 보고 여자로 생각했는데 남자였던 거예요. 그래서 더 호기심이 생겼어요. 같은 작품을 5분 이상 토론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한번은 한 작가에 대해 3시간 넘게 토론했어요.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결혼했어요.

상빈 남친이 책을 읽는 편인데 괜찮다라고 느꼈어요.

-지난해 페미니즘 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혹시 관심이 있나요?
지난해 20대 여성들이 구입한 책 가운데에는 페미니즘 책들이 많았다. <이갈리아의 딸들> 표지. 황금가지 제공
지난해 20대 여성들이 구입한 책 가운데에는 페미니즘 책들이 많았다. <이갈리아의 딸들> 표지. 황금가지 제공

상빈 <나쁜 페미니스트>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처럼 이슈가 되는 책들을 읽었어요.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고 되게 많은 생각을 했어요. 내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여성에 대한 시선이 잘못된 교육의 산물이구나라는 걸 알았어요. <이갈리아의 딸들> 표지가 안 예뻤는데 새로 나오면서 예뻐졌어요. 그래서 더 읽게 됐죠.

수정 저는 대학 때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지금 대중에게 필요한 건 젠더가 아니라 여성이 얼마나 힘든지, 장애우가 얼마나 힘든지 이런 시선들을 강조한 페미니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문학이 좋은 게 이런 부분에 공감하는 시점은 주로 문학에서 생기잖아요. 예를 들면 지금 음악 미술계의 성폭력은 묻혀져 있잖아요. 그러나 문단에서는 그런 소리를 내고 변화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그래서 저나 여성들이 정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나와 또래가 비슷한 여성 작가가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해봤어요.

상빈 뭔가 엄청나게 바꿔야 하는 걸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자가 주인공으로 주체적으로 산다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제 삶을 제 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말이에요.

수정 <이갈리아의 딸들> 읽으면서 그때도 장난이 아니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좀 나아졌을까 자문해봐요. 그런데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숨겨져 있었다면 지금은 우리가 조금 말할 수 있는 사회 그 정도예요. 하지만 조금만 말해도 메갈리아야? 남혐이야?라는 이야기를 듣죠.

-앞으로 뭘 읽고 싶은지 말씀해주세요.

미지 전 남들을 읽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예요. 제 삶의 방향과 맞는 책을 죽을 때까지 읽을 거예요. 출판사나 책 관련 일은 아니고 제가 주체적으로 뭔가 할 것을 찾아야 할 거 같아요. 일단 졸업부터 해야죠.

상빈 다양하게 읽고 싶어요. 지금까지 안 읽어본 분야의 책도 읽어보고 싶어요.

수정 제가 미처 몰랐던 것에 대한 책읽기를 하고 싶어요. 말하지 못하거나 말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책 읽기가 좋아요. 어쩔 수 없이 목소리를 못 내는 사람들이 여기 있다.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걸 보고 싶어요. 그런 걸 세상에 알려주고 싶어요. 책 읽기가 내 인생은 물론 남의 인생도 바꿀 수 있으니까요.

정리 권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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