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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DayOfTheGirl’ 해시태그를 아시나요? 11일은 ‘세계 소녀의 날’

등록 2017-10-11 16:46수정 2017-10-11 17:17

유엔 “소녀는 힘과 에너지, 창의성의 원천”
조혼·할례 풍습 비판…‘교육권’ 보장 위해 제정
‘소녀 기회 지수’ 스웨덴 1위·한국은 27위

11일은 유엔(UN)이 지정한 ‘세계 소녀의 날’(International Day of the Girl)입니다. 2011년 12월 열린 유엔총회에서 ‘세계 소녀의 날’을 제정하는 안이 통과됐고, 올해로 6년차를 맞았습니다. 아직 생소한 분들을 위해 ‘세계 소녀의 날’을 소개합니다.

유니세프 제공
유니세프 제공

■ “소녀는 힘과 에너지, 창의성의 원천” 올해로 6번째 맞은 ‘세계 소녀의 날’

‘세계 소녀의 날’은 교육 기회를 박탈당하고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등 차별받는 여자아이들의 현실을 알리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입니다. 유엔은 “전 세계의 11억명 소녀들은 힘과 에너지, 창의성의 원천이다. 위험에 처한 수백만명의 소녀들도 예외는 없다”며 소녀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올해 유엔이 내세운 슬로건은 ‘소녀들에게 힘을-재난의 전과 후, 그리고 재난 중에도’(EmPOWER Girls: Before, during and after crises) 입니다. 유엔은 “소녀도 안전하고 교육을 받으며 건강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그들에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소녀의 잠재력을 깨닫고 그들의 권리를 지지하는 것은 더 평등하고 번영한 미래를 약속하는 것과 같다. 그 미래는 곧 인류의 또다른 절반이 기후 변화, 정치적인 갈등, 경제성장, 질병 예방, 전세계의 지속가능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등한 파트너가 되는 미래”라고도 밝혔습니다.

‘세계 소녀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캠페인도 진행 중입니다. 비정부기구 ‘플랜’(PLAN)은 이날 ‘테이크 오버’(Take Over) 캠페인을 준비했습니다.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천 여 명의 소녀들이 각각 대통령, 총리, 기업 대표, TV쇼 진행자 등으로 분장해 여자아이들이 직면한 어려움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DayOfTheGirl’이란 해시태그가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명지대학교 사회봉사단 학생들이 11일 월드비전과 함께 아프리카 소녀들을 위해 면 생리대를 담은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를 만드는 행사를 열기도 했죠.

‘주한 캐나다 대사관’ 트위터 갈무리
‘주한 캐나다 대사관’ 트위터 갈무리

■ 왜 ‘소년’ 아닌 ‘소녀’만을 위한 날이 만들어졌나

왜 ‘소년’을 제외하고 ‘소녀’만을 위한 날이 만들어졌는지 궁금한 분들도 계실 겁니다. 유엔은 이들이 ‘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위험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아프리카 대륙이나 중동의 몇몇 국가들에서 주로 이뤄지는 조혼과 할례가 대표적이죠. 교육 기회를 주로 박탈당하는 사람들 역시 여자 아이들입니다. 유네스코(UNESCO)는 개발도상국에선 1억 1600만명의 여성이 초등교육도 마치지 못하고 있으며, 전 세계 문맹인구 중 3분의 2 이상이 여성이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여자 아이들이 일을 하거나 학교에 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해요. 이게 오래된 전통이자 관행이죠.” -시리아 소녀 알란(Alan), 이스라(Israa), 유엔 여성기구 누리집

유엔 여성기구(UN Women)는 “살던 곳을 떠나 난민이 되는 사람들의 75%이상은 여성과 아이들”이라며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가장 약자는 여성과 소녀”라고 설명합니다. 유엔 여성기구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학교를 가지 못하는 비율은 여자 아이들이 남자 아이들보다 2.5배 높다. 또 쫓겨나거나 어려움에 처한 여자아이들은 그들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어릴 때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2013년 시리아 내전 때문에 요르단으로 망명한 시리아 난민 소녀들 중 18살 이전에 결혼한 비율은 내전이 발생하기 전(17%)보다 급격히 늘어 50%에 달했다고 합니다.

또 “매 10분마다 전 세계의 어딘가에서 여자아이들이 폭력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또 성폭력에 노출될 위험도 높죠. 많은 나라에서 ‘소녀’는 ‘가장 가치 없는 존재’로 여겨지는 셈입니다.

‘세이브 더 칠드런’이 2016년 펴낸 ‘마지막 소녀’ 보고서
‘세이브 더 칠드런’이 2016년 펴낸 ‘마지막 소녀’ 보고서

■ “7초에 1명이 조혼…이 추세라면 2050년엔 ‘소녀 신부’ 12억명 될 것”

소녀들에게 대표적인 위험으로 꼽히는 건 바로 아프가니스탄, 예멘, 인도와 소말리아에서 주로 이뤄지는 ‘조혼’ 풍습입니다. 비정부기구 ‘세이브 더 칠드런’은 지난해 발표한 ‘마지막 소녀’(Every last girl) 보고서에서 “전 세계에서 7초마다 15살 미만의 소녀가 조혼의 위험에 처한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50년이면 12억명이 미성년 신부가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습니다.

“여자아이들을 훨씬 나이가 많은 남자와 결혼시키는 것은 그들의 자유를 뺏는 행위일 뿐 아니라 성 노예로 만드는 일이다. 조혼으로 결혼한 소녀들은 학교에 있는 대신에 가정 폭력과 학대, 강간에 직면한다. 그들은 임신을 하고 HIV바이러스(에이즈)와 같은 성병에 노출된다. 신체적으로 준비가 되기도 전에 임신을 할 경우, 그들은 난산을 겪고 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 -케빈 왓킨스 ‘세이브 더 칠드런 영국’ 대표

‘세이브 더 칠드런’은 또 조혼율과 10대 임신, 임산부 사망률, 여성 국회의원 비율, 중등교육 수료 여부 등을 토대로 소녀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평가한 ‘소녀 기회 지수’ (GOI·Girls’ Opportunity Index)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각 항목을 평가해 0∼0.9까지 지수로 만들었는데 0에 가까울수록 소녀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뜻하죠.

유엔과 세계은행 자료 등을 토대로 144개국을 분석한 결과 GOI가 가장 높은 나라는 스웨덴으로 나타났습니다. 핀란드와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가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은 27위였습니다. ‘조혼’이나 ‘10대 임신’, ‘임산부 사망’ 비율이 낮은 반면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하위 5개국은 아프리카 대륙의 나라들이 차지했습니다. 최하위는 니제르였고 차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말리, 소말리아가 하위 5개국에 포함됐습니다.

여성이 교육받을 권리를 주장했다가 탈레반의 총에 맞았던 파키스탄 출신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 한겨레 자료사진
여성이 교육받을 권리를 주장했다가 탈레반의 총에 맞았던 파키스탄 출신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 한겨레 자료사진

■ ”한 자루의 펜이 세상을 바꾼다” 말라라 유사프자이가 남긴 메시지

‘세계 소녀의 날’인 11일, 파키스탄 출신 소녀 말라라 유사프자이가 남긴 메시지는 소녀들의 권리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2014년 17살의 나이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그는 2012년, 스쿨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때 탈레반에 쏜 총에 맞았습니다. ‘여성은 학교에 가선 안 된다’는 탈레반의 경고를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말랄라는 <비비시>(BBC) 방송 블로그에 익명으로 “여성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신념을 밝혔고, 2011년엔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교육받을 권리’에 대해 연설하기도 했습니다.

총알은 말랄라의 왼쪽 눈 옆을 관통했지만, 다행히 치료를 받아 목숨을 건졌습니다. 지금은 아버지와 함께 비영리 기구 ‘말랄라 재단’을 설립하고 전세계 여성 교육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제 왼쪽 이마에 총을 쐈습니다. 그들은 제 친구들도 쐈습니다. 탈레반은 총알로 우리의 입을 막을 거라 생각했겠지만 변한건 없습니다. 나약함과 두려움, 절망은 사라졌고, 그 자리에 힘과 능력, 용기가 태어났습니다. 전 (총을 맞기 전과) 똑같은 말랄라입니다. 제 야망도, 희망도, 꿈도 변치 않았습니다. 우린 어두워졌을 때 빛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우리가 침묵을 강요당할 때 목소리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우리는 말의 힘을 믿습니다. 오늘은 자신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인 모든 여성과 소년, 소녀를 위한 날입니다. 책과 펜을 듭시다. 그것이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한 명의 아이, 한 명의 선생님, 한 권의 책, 한 자루의 펜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2013년, 유엔 총회 연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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