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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햇살 한 모금

등록 2007-05-30 23:50수정 2007-05-31 00:07

폰토디 키안티 클라시코
폰토디 키안티 클라시코
[매거진 Esc] 이주의 와인 / 국회의원 나경원의 폰토디
포도주가 주는 편안함 덕분에 느긋한 주말에 가족과 함께 와인 마시길 좋아하지만, 취미생활을 위해 공부하는 걸 무지 싫어하는 난 아직도 와인에는 문외한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와인은 이탤리언 레스토랑에서 마신 와인도 아니고 와인바에서 마셨던 와인도 아니다. 한가로운 주말에 친정식구들과 모두 모여 와글와글 수다떨 때 마시던 와인이다. 바로 이탈리아 와인 폰토디(Fontodi Chianti Classico)다.

가끔 친정식구들과 함께 우리 집에서 저녁을 먹는다. 요리에 자신 없는 나의 메뉴는 늘 간단하다. 에피타이저로 훈제연어 한 접시, 메인으로 양파와 양송이버섯을 곁들인 로스구이가 전부다. 그런데 한번은 멋쟁이 제부가 루콜라 피자 한판과 마르게리타 피자 한판을 직접 구워 왔다. 환상의 식탁이었다.(루콜라의 약간은 투박한 그 향과 맛에 반해 버렸다) 그날의 하이라이트는 피자와 함께 온 폰토디였다. 속내가 잘 드러나지 않는 프랑스 와인과 달리 첫모금에 벌써 지중해의 강한 햇살이 입안에 담기는 것 같았다. 그러곤 초여름 해질녘의 잔디밭으로 산보라도 나온듯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상쾌한 마음에 유쾌한 이야기가 그치지 않는다.

이야기가 멎을 것 같으면 와인잔 부딪치는 소리로 분위기를 바꾼다. 경쾌하게 술잔이 부딪치는 소리 또한 와인을 즐기는 데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자매들의 수다는 끝없이 이어진다. 남편들은 한번 끼어들고자 기회를 엿보고, 아이들은 이 방 저 방으로 몰려다닌다. 부모님은 오랜만에 식구들이 모인 것만으로 흐뭇하시다. 정치판(?)에서 고생하는 큰딸이 못내 걱정스러워 틈틈히 정치 이야기를 꺼내보시지만, 그럴 때마다 난 “그만요!” 하고 외친다. 모처럼의 한가로움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 부모님은 섭섭해하겠지만.

폰토디 키안티 클라시코 2004/ 13.5%/ 산지오베제 100%/ 가격 5만5000원/ 문의 비니시모 02)581-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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