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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무얼 마실까?

등록 2007-07-04 18:31수정 2007-07-13 17:18

비노비또
비노비또
[매거진 Esc] 맛기자 박미향, 와인집을 가다/ 비노비또
한 남자가 여자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수백 개의 초로 화려한 방을 밝히고 낭만적인 노래도 준비한다. 아차차! 무언가 2% 부족하다. 달콤한 맛이 빠졌다.

와인, ‘아크엔젤’은 사랑을 고백할 때 많이 찾는 와인이다.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과 시라즈 품종 두 가지가 있다. 각각 천사 가브리엘과 미카엘의 얼굴이 라벨에 붙어 있다. 두 천사가 하늘에서 사랑을 나눈다는 라벨의 의미 때문에 연인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이 와인들을 마포에 있는 ‘비노비또’에 가면 7월 한달 동안 추천 와인으로 맛볼 수 있다.

‘비노비또’는 낮에는 유기농 커피가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지만 밤이 되면 마술처럼 와인 바로 변한다. 주인장은 과거 한 호텔의 칵테일 바 지배인이었다. 그의 입맛이 고른 와인들은 실로 다양하다. 그중에는 세 가지 유기농 와인이 들어 있다. 유기농 와인이라고 맛이 특별하지는 않다. 하지만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왠지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여러 가지 구성의 선물용 와인세트도 준비되어 있다. 가격은 3만8천~9만8천원까지 있다. 특별한 날 중요한 사람을 위해 구입해도 좋으리라.

와인은 모두 150여 가지가 있는데 유리로 된 와인 창고가 눈길을 끈다. 벽에 붙은 코르크마개 수백 개와 밖에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걸린 와인 병들도 신기하다. 누구나 재미있게 구경하라고 달았단다. 감동적인 것은 이곳에서 와인을 ‘테이크아웃’ 하면 30% 싼 값으로 살 수 있다는 점이다.


비노비또
비노비또
마치 맛집 책의 팁처럼 커피 메뉴판을 구경하는 것도 이집만의 재미다. 20가지가 넘는 유기농 차들이 자세한 설명과 함께 등장한다. 서로를 ‘이브’ ‘케빈’이라고 부르는 풍경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이곳을 찾은 외국인들과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한 기분이 든다. 사실은 모두가 세상에 내려온 미카엘이고 가브리엘이 아닐까?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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