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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숙의 멋지게 변했네, 머리만 빼고…

등록 2007-10-18 18:29수정 2007-10-20 14:52

〈쇼바이벌〉 문화방송 제공
〈쇼바이벌〉 문화방송 제공
[매거진 Esc] 너 어제 그거 봤어?
<쇼바이벌>의 폐지에 통탄을 금치 못하며 <로비스트>의 얼굴들을 짚어보다

한 뱃속에서 나온 자식도 예쁜 놈 따로 있고 미운 놈 따로 있는 거 맞다. 문화방송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방영되고 있는 <태왕사신기>와 시청자들이 폐지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가을 개편 때 잘려나가는 <쇼바이벌>을 보면 확실히 그렇다. <쇼바이벌>의 젊은 에너지를 유독 사랑하던 정석희(사진 오른쪽)씨와 조진국씨가 성토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태사기>처럼 특별대우 받는 에스비에스 드라마 <로비스트>도 함께 짚어봤다.

조진국 도대체 시청률이 얼마나 나왔길래 벌써 폐지하지?

정석희 <쇼바이벌>보다 부진한 프로도 많다. 게다가 전국 방송도 아닌데다 젊은 이들은 다 밖에 나가서 놀 시간대에 편성해 놓고 시청률 잣대로만 보는 건 문제다.

같은 자식인데 대놓고 차별하는가

처음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이제야 화제가 되고 있는데 지금 없어지는 건 너무 아깝다. 문화방송은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하고 화제를 일으키는 프로그램도 자주 만들어서 좋은데 한 가지 아쉬운 게 기다려주지 않는 거 같다. 한국방송의 <상상플러스>만 봐도 초창기에는 시청률이 좋지 않았다. 그러니까 ‘세대공감 올드 앤 뉴’ 등 새로운 포맷을 개발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시트콤도 그렇고 기다려주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그게 한국방송의 힘인 것 같다.

이번주에 방영했던 ‘레전드 스페셜’을 사장이나 임원들이 봤을까. 저걸 보면서 끝내 폐지하고 싶을까 싶더라. 원래 설운도를 좋아하지도 않고 또 음악 들으면서 흥을 낼 줄도 모르는데 설운도랑 슈퍼키드 공연 보면서는 나도 흥을 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겁더라.

박남정이 어린 시절 우상이었으니 나도 엄청 좋았다. 그걸 통해 386과 신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가능성까지 보여줬는데 왜, 왜, 지금 끝내냔 말이다. (웃음)

너희가 열심히 하면 미래를 열어주겠다고 지금까지 이야기하다가 접다니 애들 장난도 아니고, 공신력 있는 방송국에서 너무한 거 아닌가. 싸구려 기획사도 아니고 말이지. 그거 믿고 열심히 연습한 아이들은 뭐가 되나.

프로그램 하나의 폐지가 아니라 퇴물처럼 무너져가는 가요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보인다. 제목이 <쇼바이벌>인데 어떻게라도 서바이벌 해야 하지 하는 거 아닌가.

더 슬픈 건 이번에 출연한 젊은 가수들이나 기성 가수들, 심지어 심사위원까지 폐지를 전혀 모르고 열심히 하는 것 같더라. 완전히 뒤통수 맞은 거지. 그런데 폐지 반대 서명한 사람들이 1만2천명을 넘었다던데 그래도 폐지를 강행한다니 진짜 여러 사람에게 실망 줬다.

너무 냉정하다. 그런데 반대로 밀어주는 프로그램은 또 너무 심하게 밀어준다. <태왕사신기>나 <로비스트>의 파격 편성을 봐라. 같은 자식인데 대놓고 차별하는 거다. 이건 정말 아니지.

〈로비스트〉 에스비에스 제공
〈로비스트〉 에스비에스 제공

<로비스트>는 일요일날 재편집해서 내리 4회 재방송을 하더라.

<에스비에스 인기가요>는 당연하게 결방하고. 가요 프로그램은 동네북이다.

<로비스트>가 방영되면서 월화·수목 드라마가 대작의 퍼레이드가 됐다. 그런데 <로비스트>는 아역에서 성인역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그중 가장 낫긴 했다. 연기도 전반적으로 안정돼 있고, 요즘 젊은 배우들 연기하는 거 보면 마음이 조마조마한데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

거기에는 발연기자(연기 못하는 배우)가 없다는 말도 있더라. 그만큼 연기는 괜찮은 거지. 그런데 <로비스트> 시작하기 전에는 소재도 새로울 거 같아서 기대했는데 또 첫회에 아역 나오면서 옛날 이야기 나오고 하는 게, 어 이거 공식 나오네 이런 느낌이 들면서 거부감이 들더라.

한재석은 왜 그렇게 팍 늙었지?

뮤직비디오를 엮어놓은 것 같기도 하다. 조성모 뮤직비디오를 비롯해서 한동안 유행하던 비장하고 거창하고 스펙터클 화려하고 그런 드라마타이징 뮤직비디오 말이다.

한재석은 왜 그렇게 팍 늙었지? 옛날에 꽤 멋있다고 생각했던 배우다. 연기를 떠나서 외모가 주는 매력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너무 노숙해 보이데. 그리고 주찬옥, 최완규면 진짜 대단한 최고의 작가들인데 아직은 이들의 내공이 잘 안 보인다.

이야기와 대사 진행 모두 예측을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는 점도 있다. 드라마 보는 맛 중에 예상을 비껴가는 대사 같은 게 주는 신선함이 있는데 그런 맛이 별로 없더라. 그런 반면 설정은 억지스러운 게 자주 보인다. 이해심을 발휘하면서 보라는 거지.(웃음)

송일국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이번 드라마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김미숙이다. 그녀가 평소 보여주던 이미지의 완전 배신인데 캐릭터의 놀라운 변신이 지금까지 <로비스트>의 가장 신선한 부분이다.

옛날에 김미숙은 청초하면서도 세련된 커리어우먼 스타일이었는데 나이 들면서 아침 드라마의 여주인공 캐릭터로 풀렸다. 남편한테 배신당하고, 애 딸리고 혼자 개척하고 그런 스타일 있잖나. 아줌마 역도 좋다. 하지만 아줌마도 얼마나 다양한데 맨날 헌신적인 한국의 어머니 상인가. 고두심, 김해숙은 아예 이제 그렇게 고정이 돼버린 거 같고. 그런 면에서 이번에 선택을 잘한 거다. 헤어스타일이 좀 에러이긴 하지만.(웃음)

맞다. 세련되고 청초한 분위기에서도 팜므파탈적 분위기를 충분히 끄집어낼 수 있는데 머리는 좀 오버였다. 드라마에서 송일국이 김미숙에게 자기를 사라고 하는 대사 생각나나. 자신을 고용하라는 이야기인데 나는 그게 약간 야한 코드로 들리면서 오히려 더 섹시한 긴장감이 느껴져서 좋더라.

그랬나? 아줌마는 그게 안 오네, 어쩜 좋아.(웃음)

내가 너무 나간 건가. 요새 너무 외로워서 그런가 보다.(웃음) 사실 송일국은 그런 식으로 위험한 매력을 발산하기보다는 외모 자체가 믿음을 주는 스타일이긴 하다.

여자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을 거 같은 분위기지.

그게 부럽다. 지진희도 그렇고 거짓말 절대 안 할 것 같은 스타일 아닌가. 그런데 그런 느낌을 주면서도 안에 악마적인 잠재성을 가지고 뭔가 확 배신할 수도 있는 그런 복합적 캐릭터를 보여주면 더 좋을 거 같다.

그런 거 보면 김창완은 대단하지 않나. 선량한 옆집 아저씨 같은 인상인데 언젠가 노희경 드라마에서 바람 피우는 남자 역도 썩 잘 어울렸고.

조진국· 정석희 씨(사진 왼쪽부터)
조진국· 정석희 씨(사진 왼쪽부터)

대작 풍년인데 새로움의 갈증은 심하네

<하얀 거탑>에서도 대단했지.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대작 풍년인데 왜 이렇게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생기는지. 좀 새로운 대작을 볼 수는 없을까. 공식 보는 것도 지겹다.

대작이면 한국 시청자뿐 아니라 해외 수출까지 생각하니까 오히려 더 안전하게 공식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네 멋대로 해라>만 해도 한국의 젊은 시청자들은 열광했지만 수출은 안 됐다잖나.

내가 썼던 <소울메이트>도 그렇고 너무 새로운 건 안 팔리는구나, 슬프다.(웃음) 그래도 지금 나는 시청자니까 욕심을 부릴 수밖에 없다. <본 얼티메이텀>처럼 새로우면서도 잘 짜여 있어서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런 대작을 보고 싶다.

■ 최고의 커플

<쇼바이벌> ‘레전드 스페셜’에서 양희은과 에이트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공연.

“36년의 나이차를 가뿐하게 건너뛰면서 선후배가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모델을 보여줬다. 문화방송 임원들에게 다시보기를 강추한다.”(정석희)

“그냥 쇼가 아니라 진심을 주고받는 게 보이는 무대였다. 폐지 소식을 알고 봐서 그런지 노래 가사가 더 쓸쓸하게 들리더라.”(조진국)

■ 최악의 결정

문화방송의 <쇼바이벌 폐지> 결정

“새로움에 대한 투자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회를 만들고 기다려주는 게 공영방송의 역할이기도 하다. 그게 안 되면 하다못해 프로그램들의 대접이라도 공평하게 하든지.”(조진국)

“애한테 예쁘다, 잘한다 하다가 구박하고 찬밥 주는 최악의 부모 같다고 할까. 그런 부모 아래서는 결코 좋은 애가 자랄 수 없다는 사실을 문화방송의 결정권자들은 아시는지.”(정석희)

정리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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