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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여, 50대에도 섹시하기를

등록 2008-06-18 21:32수정 2008-06-19 14:08

너 어제 그거 봤어?
너 어제 그거 봤어?
[매거진 Esc] 너 어제 그거 봤어?
SBS 〈…패밀리가 떴다〉에 대한 첫 감상
핑크빛 드라마 논하며 설렘에 관한 추억도

잔잔하던 일요일 저녁 오락 프로그램 시간에 <해피 선데이-1박2일>이 바람을 일으키더니,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가 맞불을 지피더니, 이제 꽤나 오랫동안 잠잠했던 에스비에스까지 막강한 카드를 들고 나왔다. 유재석과 이효리, 영화 개봉 때 짬짬이 등장해 오락 프로그램을 평정해 버리던 김수로와 빅뱅의 대성까지 가세한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가 초미의 관심 속에 15일 첫 방영을 했다. 효리를 사랑하는 <소울메이트>의 작가 조진국(사진 오른쪽)씨와 칼럼니스트 정석희씨가 첫 방영에 대한 중간평가를 했다. 또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연상연하 커플(<달콤한 나의 도시>)과 그레이 로맨스 커플(<엄마가 뿔났다>)을 보면서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의 벅찬 설렘을 되새겨 봤다.

정석희 ‘패밀리가 떴다’ 첫회 때 <일요일이 좋다>가 ‘불후의 명곡’을 빼는 무리수까지 두면서 ‘1박2일’ 시간을 늘리는 변칙 편성을 했다. 대놓고 견제를 한 건데 그래도 멤버들이 이름값을 했다. 시청률이 높게 나온 건 아니지만 첫회가 나름대로 신선했다. 특히 늘 정리하고 배려하고 조종하는 역할을 했던 유재석이 여기서는 이효리와 대립구도도 만들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역할을 보여줄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조진국 김수로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서 유재석·이효리와 스리톱으로 갈 줄 알았는데 김수로가 생각보다 뒤로 빠져 있어서 아쉬웠다. 반면 박예진 캐스팅은 성공의 예감이 보인다.

박예진 캐스팅에서도 ‘성공의 예감’

진짜 박예진이 다크호스로 뜰 것 같다. 옛날에 김혜수의 <장희빈>에서 박예진이 숙빈 최씨를 연기했는데 드라마에서는 조신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던 친구가 쟁반노래방에서 완전히 4차원의 끼를 보여줬던 게 기억난다. 박예진은 ‘패밀리가 떴다’를 통해서 예능인으로 자리를 잡을 것 같다.

포맷은 평이한 감이 있다. 빅뱅의 대성이 이효리에게 ‘누나 좋아해’ 하면서 뭔가 연애코드로 연결시키려는 것도 처음부터 작위적으로 만들어 간다는 느낌이 들었고, 멤버들이 수행하는 미션에 성취감이 없다. <무한도전>이 성공한 데는 멤버들이 무언가를 이뤄 가면서 빚어내는 경쟁의식이나 유대감,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함에 대한 시청자들의 공감이 있었는데, 그냥 그들이 노는 걸 밖에서 구경하는 느낌이랄까.

이 프로에서 중요한 건 미션이 아닌 것 같다. 그보다는 여러 명이 같이 여행을 하면서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데 역점을 둔 것 같다. 그러니까 제목도 ‘패밀리가 떴다’잖아.

할머니 도와주러 갔다면서 왜 일은 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놀아?

좀만 기다려 봐라. 다음주엔 밭일도 하고, 돼지 밥도 준대.(웃음)

제일 신선했던 건 여자 멤버 둘이 끼어 있다는 거. <무한도전>이나 ‘1박2일’이나 다 동성 집단 이야기잖아.

그것도 단순히 개그 코드를 넣기 위해 신봉선·김신영 같은 멤버를 넣은 게 아니라 예쁜 여배우들의 화장 안 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좋았다. 특히 이효리는 타고난 연예인이다. 애드리브 치는 감각이 진짜 최고다.


평범한 모습에서 이효리의 스타성이 빛을 발하는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 에스비에서 제공.
평범한 모습에서 이효리의 스타성이 빛을 발하는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 에스비에서 제공.
이효리 너무 매력적이야. 흐흐.

이효리가 유재석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주는 느낌은 다른 사람들이 도저히 못하는 거다. 보면서 나경은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내 남편이 시누이나 시어머니와 나는 모르고 자기들끼리 아는 이야기 주고받으면서 서로 통하는 거 보면 괜스레 서운하지 않나. 그 둘은 정말 통하는 사이 같다. 어쩜 그렇게 감이 딱딱 맞는지. 그러니까 ‘사랑해’ 게임을 할 때도 둘과 오가는 동안은 웃기다가 다른 멤버들로 연결되면 게임의 묘미가 사라지는 거라. 역시 예능도 연륜 있는 사람들이 잘하는구나.

남편이 만약 다른 사람에게 설렌다면…

이효리는 특이한 게 톱클래스의 연예인인데 무대 위의 화려한 모습보다 그런 치장을 벗어버리고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 위치로 내려올 때 스타성이 더 빛난다. 전에 ‘체인지’에서 어떤 시민이 이효리가 이제는 섹시한 이미지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효리가 운 적 있는데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마돈나는 50살이 넘어서도 섹시 이미지로 노래하는데 우리도 그런 스타가 나와야 하지 않나. 이효리가 그랬으면 좋겠다.

사실 섹시하려면 어느 정도 나이도 있고 연애도 해봐야 하는데 이상하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린애들만 좋아한다. 고딩과 이제 스무살 안짝 아이들에게 호피 무늬 핫팬츠 입혀놓고 어쩌라구.(웃음)

<소 핫> 진짜 불편하지.

이효리는 일찍 데뷔해서 망설이고 눈치 보는 것에 대해 일찍 극복을 해놓으니 나이 들면서 더 여유가 생긴다. 그런데 에스비에스의 오락 프로그램 자막이 진짜 안습이었는데 ‘패밀리가 떴다’에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

그게 좋아진 건가?(웃음)

옛날엔 말도 못했다. 검색어에 에스비에스 ‘병맛자막’ 치면 줄줄이 뜬다. 자막도 좋아지고 가족이 되는 과정도 궁금해서 기대가 된다. 요새 티브이를 핑크빛으로 물들이는 커플이 둘 있다. <달콤한 나의 도시>의 최강희·지현우와 <엄마가 뿔났다>의 이순재·전양자 커플이다. 한창때의 젊은이들과 황혼의 그레이 로맨스지만 둘 다 사랑이 시작될 때의 설레는 감정을 너무 잘 표현했다.

집에 데려다 줄 때 헤어지기 싫어서 몇 차례씩 돌고, 꼭 잡은 손을 안 놓으려고 하고 헤어지자마자 또 보고 싶어 하고 이런 디테일들이 제목처럼 달콤하게 묘사됐다.

사랑이라는 게 시작할 때는 저렇게 좋아하고, 핸드폰이 없었던 시절에는 전화 못 받을까봐 밖에도 나가지 않고 그런 열정이 있었는데 왜 결혼하면 바뀌는 걸까. 나도 신혼 초에는 남편이 외국으로 출장 갔을 때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달력에 가위표 하면서 기다렸는데 지금은 외국 간다고 하면 경사 난다.(웃음)


그레이 로맨스를 유쾌하면서도 정감있게 보여주는 〈엄마가 뿔났다〉. 한국방송 제공.
그레이 로맨스를 유쾌하면서도 정감있게 보여주는 〈엄마가 뿔났다〉. 한국방송 제공.
그래서 결혼하기가 싫은가? 드라마 <거짓말>에서 오래된 부부인데도 유호정이 남편인 이성재를 보고 “난 지금도 널 보면 가슴이 떨린다”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었는데 그게 너무 좋았다. 드라마라서 가능한가?(웃음)

생각해 보면 그 좋은 애틋한 감정을 결혼과 함께 평생 포기한다는 것도 슬픈 일이다. 사실 난 보수적인 사람이라 그런 걸 상상할 수는 없지만 남편이 만약 다른 사람한테 설레는 감정을 느낀다 해도 어느 정도까지만 간다면 이해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엄마가 뿔났다>에서 할아버지(이순재)가 사랑에 빠져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빨리 죽어야 남편한테 기회가 오겠다 싶더라.(웃음)

이순재의 그레이 로맨스 참 보기 좋다

거기서 이순재가 근육 운동 한다고 하니까 할아버지 운동해서 어디다 쓸라고요? 손자가 말하는데 그 어감이 에로틱하면서도 엄청 귀엽지 않았나?

최강희·지현우 커플도 너무 예쁜데, 사실 내 딸이 어리고 백수인 남자랑 그런 관계까지 갔다고 하면 당장 남자애의 작업실을 가서 때려엎고 싶지 않았을까?(웃음) 두 남녀가 너무 예쁘다가도 내 딸내미라고 생각하면 열불 터지고, 이 드라마를 보면서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 한다.(웃음) 나이 든 부모의 연애를 보는 자식 심정도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 부모님이 그러면 환영할 것 같은데? 근데 같이 드라이브하고 꽃구경하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만약 두 사람이 방문 걸어잠근다고 하면, 아휴, 그건 좀 싫다. 그러면 안 되는데…. (웃음)

<내 남자의 여자>를 볼 때는 러브신이나 색정녀 운운하는 남녀간의 대사들이 너무 어색해서 김수현 작가가 사랑 이야기에는 취약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엄마가 뿔났다>에서 이순재의 사랑 이야기는 리얼하면서도 참 보기 좋다.

100% 공감! 작가 자신이 불타는 30대의 사랑보다는 좀더 온도가 낮아지면서도 부드러운 그레이 로맨스의 나이에 가까워서 그런 거겠지?

정리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한 격려의 메시지

■ 〈엄마가 뿔났다〉의 나충복(이순재) 옹께

“선생님, 자식 눈치 보지 마시고 경차 한 대 뽑아서 맘 편하게 데이트하세요~“(정석희)

“할아버지 주소 불러주세요. 근육운동 보조 영양제 한 통 택배로 부쳐드리겠습니다.”(조진국)

■ 〈달콤한 나의 도시〉의 오은수(최강희)에게

“잘 키운 연하남 하나, 열 연상 부럽지 않다! 데미 무어-애쉬튼 커처보다 근사한 커플되길”(조진국)

“……………………”(지지하려다가도 말리고 싶고, 허락하려다가도 반대하고 싶은 엄마의 이 복잡한 마음!)(정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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