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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꽃남, 영혼은 오타쿠

등록 2009-01-28 17:25

몸은 꽃남, 영혼은 오타쿠
몸은 꽃남, 영혼은 오타쿠
[매거진 esc] 송은이네 만화가게
경수는 이른바 ‘안여돼’(안경, 여드름, 돼지), 완벽한 오타쿠다. 목에는 커다란 카메라를 메고 땀을 쏟으며 코스프레 현장을 누빈다. 애니메이션 동호회에서 활동하며, 각종 한정판 피겨(캐릭터 인형)와 디브이디(DVD)를 질러대는 게 사는 낙이다. ‘~한다는’으로 끝나는 전형적인 오타쿠어를 구사하며 가끔 일본어 문장을 섞어 쓰기도 한다. 그랬던 그가, 변하기 시작했다. 앞집에 사는 미녀 민아에게 반했기 때문. 민아의 동생을 게임기로 포섭해 그녀에 대한 정보를 뽑아내고, 끈질기게 관찰(스토킹)한 결과, 그녀는 뚱뚱한 사람을 제일로 싫어한단다. 1년간 열심히 노력한 끝에 살을 쏙 빼고, 패션을 개선한 그는 외모만큼은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킹카로 변신한다. 그러나 영혼은 여전히 오타쿠. 훤칠한 외모와는 사맛디 아니 한 찌질한 행동으로 일관하는 그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아마추어 만화가 두억시니가 디시인사이드 카툰연재게시판(카연갤)에 연재하는 ‘뒷집 사는 오타쿠’라는 작품으로, 회당 조회수 1만 이상, 댓글 5천 건 이상을 기록하는 최고 인기작이다. 14화까지 연재했는데, 13화에서 여주인공 민아가 곤경에 처하자, 그녀를 지켜 달라는 청원과, 무슨 일 당하게 하면 다신 안 본다는 협박성 댓글이 무수히 올라오기도 했다. 작가 두억시니는 미대를 다니다 개인사업을 준비하는 20대 초반의 평범한 남자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대충 그린 것 같지만 선이 유려하고, 연출도 자연스러워 프로 작가 지망생인가 했는데, 그렇지는 않단다. 그렇다면 누가 마감을 독촉하는 것도 아니고, 고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커다란 명성을 얻는 것도 아닌데 왜? 답은 그냥 ‘재밌어서’다.

모두 똑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 않고, 자기가 재밌는 일, 해서 행복한 일을 남이 뭐라든 신념을 가지고 하는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세상은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 송은이네 만화가게는 이번 호로 마친다. 독자 여러분도 재밌는 일 골라 하시면서 즐겁게 지내시면 좋겠다. 끝으로 보증금도, 권리금도 없이 가게를 차려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김송은/만화전문지 <팝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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