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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비, 서인영에게 한 수 배우길 권함

등록 2009-06-10 19:21수정 2009-06-14 10:54

너 어제 그거 봤어?
너 어제 그거 봤어?
[매거진 esc] 너 어제 그거 봤어?
바야흐로 스타 다큐의 제2라운드다. 우리는 효리가 침대에서 혼자 눈물 훔치는 것도, 서인영이 카이스트 동아리에 들어가기 위해 굴욕 면접을 당하는 것도 이미 다 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스타 다큐멘터리는 인간과 스타를 동시에 관찰할 수 있는 매력적인 영역이다. 방송 칼럼니스트 정석희씨(사진 오른쪽)와 시나리오 작가 신광호씨가 5월 이후 케이블 시청률 상위권의 성적을 내는 <닥터몽 의대가다>(엠넷)와 <서인영의 신상친구>(엠넷), 솔비의 <아이스 프린세스>(엠넷)를 비교했다.

스타 다큐 제2라운드 도전장 내민 ‘닥터몽 의대가다’ ‘아이스 프린세스’
엠시몽 뼈 암기 감동이었어… 서인영, 힐튼도 울고 갈 리얼리티쇼 교과서


정석희(이하 정) <닥터몽 의대가다>와 <서인영의 신상친구>, 솔비의 <아이스 프린세스> 세 프로그램은 일단 제목부터 할 말이 많다. 엠시몽이 왜 의대를 가? <아이스 프린세스>는 김연아 선수 후광을 업고 뭐 하려나 싶고. 서인영은 친구마저도 ‘신상으로?’ 하는 생각이 처음엔 들었다.

신광호(이하 신) 시청자들은 무엇보다 엠시몽, 서인영, 솔비의 성실성을 기대한다. 엠시몽이 진짜 의대생이 아니라는 거 뻔히 알면서도 엠시몽의 성실한 자세를 보고 싶어하는 거다. 헌데 지금 솔비는 징징댄다는 느낌을 주더라.

(사진 왼쪽부터) 스타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모으는 <서인영의 신상친구>, 솔비의 <아이스 프린세스>.
(사진 왼쪽부터) 스타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관심을 모으는 <서인영의 신상친구>, 솔비의 <아이스 프린세스>.

스타 다큐의 의미에 대해선 <닥터몽 의대가다>에서 가톨릭의대 교수가 한 말이 정답이 아닐까 싶다. 엠시몽이 전업해 의사가 되는 과정이 아니라 ‘이런 환경에서 의사가 되는구나’ 라는 걸 보여주면 되는 거다. 의대에서 공부하는 이들이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 엠시몽을 통해서 솔직하게 보여줄수록 시청자도 흥미를 느낀다.

의료진 틈틈이 개그 연습도?

솔비는 잘못했다간 리포터가 현장에 나가 겉돌기식 체험만 해놓곤 생색내는 것처럼 보이겠더라. 직접 해보는 걸 보면서 ‘정말 힘들겠구나’ 하며 응원하는 마음이 생겨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성실해야 하는데 연습을 그렇게 해도 왜 못할까?

솔비는 연습 잘 안 한다.(웃음) 엠시몽이 수업 대리출석하고 땡땡이쳤다는 비난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이건 숲을 안 보고 나무 정도가 아니라, 나뭇잎만 본 결과다. 몽이 인체 뼈 206개 외워 온 거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큐가 86인데, 외워 온 거 너무 대단한 거 같다. 랩하듯이 외우니까 되더라는 몽! 상대방 마음을 잘 읽고 겸손하기까지 하더라. 탈락이니 재시험이니 논란이 됐을 때도 ‘지금 이건 프로그램 스텝과의 갈등이지 교수님과의 갈등이 아니다. 전 지금 교수님을 존경한다’고 말하더라. 이런데 엠시몽을 어찌 안 이뻐할 수 있겠누?

솔비는 이 다큐를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한두 시간 때우러 왔다는 느낌을 준다. 최선을 다한 상태에서 결과가 안 나왔다면 내 마음도 안타까움에 같이 타들어 갔을 건데 참 아쉽다.

솔비는 김세열 코치한테도 따박따박 덤빈다. 국가대표급인 김세열 코치에게 지도받는 건 어린 선수들에겐 얼마나 꿈같은 일이겠나? 그런데도 계속 투덜댄다. 한번은 음식 남은 걸 싸서 김 코치에게 주고는 ‘이거 사왔다’고 말하더라. 정말 이건 아니잖아 싶었다. 상대에 대한 예의가 기본이다.

솔직히 갈라쇼, 지금으로선 ‘안 봐도 비디오’ 아닐까 싶다. 기본 동작이라도 제대로 해주면 좋겠다.

최근엔 여자 코치가 붙으니까 나아졌다. 솔비만 말할 게 아니라 기획 자체가 좀 애매하다. 항상 물어보면, ‘나 3개월 있다 갈라쇼 할 거야, 몸무게 빼서 할 거야!!!’ 하는데, 그 쇼를 통해서 뭘 보여주고 싶은지 목적이 없다. 솔비는 <아이스 프린세스>보다 얼마 전 <스타킹>(에스비에스)에 출연해서 살사 출 때가 더 빛나 보이더라. 자기의 능력 안에서 열심히 하는 걸 보여주면 되는 거다. 김연아처럼 해내길 아무도 안 바라니까 큰 부담 없이 성실하면 된다.

<닥터몽 의대가다>. 엠넷 제공
<닥터몽 의대가다>. 엠넷 제공

<닥터몽 의대가다>는 <서인영의 카이스트>(엠넷)처럼 대학 캠퍼스를 배경으로 하는 장점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볼만한 이야깃거리들이 있고 젊고 생기 있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의대생들 은근히 재밌더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팀 닥터가 꿈이라는 88년생 학생도 웃기고. 일반인으로 구성된 또 하나의 예능 프로라는 생각이 들 만큼 신선하다.

엠시몽은 <해피 선데이-1박2일>(한국방송)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시청자가 호감을 느끼는지를 제대로 훈련한 것 같다. 엠시몽은 강의실 들어가서도 ‘여기 소리나면 큰일 나’ 하는 조심스러운 제스처를 보인다. 강호동한테 그런 예의를 많이 배운 거 같다.(웃음) 가톨릭대에 또 이렇게 재치 있고 매력 있는 의료진들이 많은지도 몰랐다. <하얀 거탑>(문화방송)에 나왔던 무서운 교수들이 아니더라고. 카이스트의 임두혁에 필적하는 권병윤이라는 캐릭터도 나왔다. ‘몽인다클럽’(Mong In Da Club)이라는 동아리도 만들고, 다양한 구실을 하고 있다.

먹다 남은 음식 선물, 이건 아니지

생고생하는 엠시몽의 리얼한 모습도 보고, 끼 있는 일반인들의 이야기도 볼 수 있다.

솔비의 다큐가 아쉬운 건 아이스링크에서 일어나는 일 외에는 다른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력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유명 스케이트 선수인 김민석이 출연해도 제대로 활용(!) 못 하고, 솔비가 라이벌로 느끼던 한 여자선수가 등장했다가도 그냥 물러갔다.

경쟁 상대가 등장했을 때 딱 이거다 싶었는데 잠깐 출연하고 가버렸다. 솔비가 안됐다는 느낌도 있다. 몸무게를 재는 것만 해도 젊은 여성으로선 많은 결심을 한 건데 말야. 솔비를 보면 좀 짠할 때도 있다.

시청자와 코치를 모두 자기편으로 못 만들었다는 점에서 아쉽다.

분명히 이 다큐는 솔비에게도 좋은 이미지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서인영이 <아이스 프린세스> 와서 솔비를 좀 가르쳐주면 안 될까? 다큐에 임하는 태도 말이다.

솔비가 서인영에게 배우려고 할까?(웃음) 많은 이들이 리얼리티 프로를 보면서 서인영이라는 인물을 좋아하게 됐다. 인기 스타의 다큐가 언제나 관심 받는 건 아니다. 지난해 큰 이슈였던 이효리 다큐는 볼거리 많고 솔직했고 흥미진진한 요소가 많았지만 일단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서인영의 다큐는 스타가 직접 재미를 만들어낸다. 바자회나 엠티, 서로의 경쟁 등 다 어딘가의 오락 프로에서 했던 것들인데 서인영은 세련되게 풀어간다. <서인영의 신상친구>에서 서인영은 나하고 코드가 잘 맞는 친구를 선택해야 할지, 나와 다른 사람을 골라서 그 사람에게 뭘 배워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릴 때 연예계에 진출해서 다른 세계의 친구가 없었던 서인영은 친구 후보들을 대하는 데서도 진심이 느껴진다.

노련하면서도 똑똑하다. 처음엔 서인영 팬이 아니라면 이 프로 좀 불편하겠다 싶었다. 친구를 신발로 고른다? 참 작가들이 별거 다 짜내는구나 싶었다. 그런데도 서인영이 중심에서 방향을 잘 잡더라.

<서인영의 카이스트>가 그냥 운이 아니었다. 서인영은 나이가 어린데도 여러 인물들을 잘 아우른다. 그의 성격? 리얼리티의 교과서다. 패리스 힐튼도 그렇게는 못한다! 정말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를 만들었다. 스타 다큐의 꽃이지. 구성 자체로는 <서인영의 카이스트>가 더 치밀했다면, <서인영의 신상친구>에서는 서인영 캐릭터가 프로를 이끌어간다. 자신과 다른 친구를 선택하는 데에서도 나이에 비해 원대한 세계를 갖고 있다.

서인영이 누군가에게 자기 철학을 말할 때면 어려운 단어는 하나도 없다. 정말 저러다가 침 나온다 싶게 열정적이다. 입술 한쪽 끝을 살짝 올리면서 말하는 거 보면 틀린 말 하나도 없다. 좀 놀아 보고 사회 경험 많은 친구가 자기 진정성을 내보이는 느낌이 든다.

놀 줄 알고 경험 많은 친구의 지혜

닥터몽은 남자 시청자가 볼 때 살짝 욕먹을 짓을 한다는 느낌도 든다. 의대 수업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학생들 많은 간호대 수업 참여했잖아. 교실에서 환호받았지만 결국 못 따라가고 자다 졸다 했다.

그런 기분이 남자 속마음이라고 하면 너무 속 좁은 거 아닌가?(웃음) 하긴 2PM의 닉쿤이 솔비의 <아이스 프린세스>에 나오는데 솔비 시샘 받겠네 싶더라. 이젠 솔비도 큰맘먹고 잘 해보면 좋겠다. 김연아 선수를 비롯해서 스케이트 선수들 정말 얼마나 피땀 흘려서 운동하겠나.

■ 스타 다큐 속, 스타의 끼 능가하는 일반인

<닥터몽, 의대가다>의 의대생 권병윤

“회를 거듭할수록 재밌게 팡팡 튀어올랐다. 엠시몽이 “니 안티가 내 안티보다 많다”고 말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까불더라. 게다가 은근 세련된 스타일! 까불던 동네 친구가 또 순간순간 열공 모드로 변신까지. 끼 있는 거지.”(정석희)

“깐죽거리는 이 재밌는 인물. 자기 혼자 지 방송 분량이 안 나온다고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라니. 딱 엠시몽의 친구 같다! 의외로 진중할 때는 또 진지한 모습 때문에 이 사람에게 계속 호기심이 생긴다.”(신광호)

■ 스타 다큐 속, 누구보다 재미없는 별

<아이스 프린세스>의 솔비

“솔비는 아이스링크 장에서 자신의 몸도 안 움직이고 마음도 안 보여주는 여인이다.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필요가 있다!(신광호)

“솔비가 “나는 여자하고는 안 맞아!”라고 말하는 것, 참 안타깝더라. 가식을 떨란 말도, 착한 척하란 말도 아니다! 사랑을 받는 법, 연구하면 좋지 않을까?”(정석희)

정리 현시원 기자 qq@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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