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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기자 다이어트 편력기

등록 2009-12-0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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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이 망했어.” 지난해 봄 어느 날 X 기자가 낙심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독한 다이어트를 선언하며 평생회원권을 끊은 지 한달이나 됐을까요? 언론에도 떠들썩하게 기사가 나왔던 프랜차이즈 헬스클럽 부도였습니다. 이후로 한동안 그녀는 할부로 긁은 카드에서 돈 빠져 나가는 걸 막느라 운동할 때보다 바쁘게 뛰어다녔습니다.

다이어트를 위한 X 기자의 노력은 헬스클럽 부도 따위로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퍼스널 트레이닝이 뜬다는 기사를 취재하고 와서는 퍼스널 트레이닝이야말로 살을 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라며 이곳저곳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얼마나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한 미역쌈밥 등의 초건강 도시락이 사라질 때쯤 막연하게 추측했을 뿐이죠. 아, 이번에도 실패구나.

물론 그 실패들이 그녀의 게으름 탓은 아닙니다. 2면에서 다른 기자들도 호소했듯이 ‘악마의 유혹’은 따로 있습니다. 건강 도시락이 밥상 위에 올라오면 마치 도전장을 내밀듯 “오늘 마감 끝나고 딱 한잔, 어때?” 유혹하는 손길들은 X 기자의 옹골찬 의지를 강렬하고 끈끈하게 붙잡았고, 딱 한잔은 괜찮다는 위로로, 안주만 안 먹으면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이론으로 물귀신처럼 X 기자를 끌어들였습니다. 그 악마의 무리에 제가 있었다고는 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나그네는 길에서 쉬지 않고 X 기자는 다이어트를 멈추지 않습니다. 온갖 헬스장 도전을 포기한 X 기자, 난데없이 수영을 시작했습니다. 함께 리조트에 가서도 물을 질색하던 그녀의 성격을 알고 있었기에 저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이번에는 진짜 독한 마음 먹었구나. 그때부터 약 한달 뒤 지나가다가 잘돼가느냐 물었습니다. 갑자기 황망한 얼굴로 제 눈길을 피해 표표히 사라지던 그녀의 얼굴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X 기자만의 고민은 아닐 겁니다. 운동과 연애는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지만 적어도 악마의 유혹은 없어야 할 텐데 말이죠. 여기서 퀴즈 나갑니다. X 기자는 누구일까요?

김은형 〈esc〉 팀장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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