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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칼럼은 꼭 읽어라”

등록 2010-03-10 18:56수정 2010-03-13 16:49

슬기와 민의 ‘리스트 마니아’
슬기와 민의 ‘리스트 마니아’
[매거진 esc] 슬기와 민의 ‘리스트 마니아’




이래라저래라 하는 글이 있다. ‘직장에서 성공하려면’, ‘원어민처럼 영어 하려면’, ‘부자 되려면’ 이래라저래라 등등. 구차한 현실과 무관할 듯한 예술계에도 비슷한 예가 더러 있다. 아래는 우리가 그간 접한 몇몇 예술적 지침/강령 가운데 특히 흥미를 느끼거나 공감하는 구절을 골라 엮은 목록이다. ‘21세기에도 뻔뻔스럽게 창조적 역량으로 성장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궁극적 짜깁기 9계명’이라 부를 만하다.

“아무 데서나 시작하라.” 캐나다 디자이너 브루스 마오가 1998년 발표한 ‘성장을 위한 미완성 선언문’ 9조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냥 아무 데서나 시작하라.

“중요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여덟 시간 이상 잠을 자고 영양가 높은 아침을 먹어라.” 마오쩌둥이 한 말이란다. 그래픽 디자이너 밥 길이 자신의 책 명구로 인용한 말인데, 출처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대착오적이길 두려워하지 마라.” 얼마 전 비평가 임근준(a.k.a 이정우)이 ‘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 작가에게’ 당부한 59개 교훈 가운데 하나다. 그렇다고 시대 흐름을 무시하라는 뜻으로 여기면 곤란하다. ‘경향’이나 ‘유행’에 무관심한 척하는 이들은 흔히 겁 없이 시대착오적이기보다 그저 시대에 한걸음 뒤처지는 작품만 내놓곤 하니까.

“부모의 기대를 배반하라. 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살지 않을 것임을 알게 하라. 빠를수록 좋다.” 소설가 김영하가 임근준의 글에 영감을 받아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전한 교훈 가운데 하나다. 아무튼,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일에 에너지를 소모하다 보면 좋은 작업을 하기는 어렵다.


“평범하게 살지 말자!” 가까운 작가 친구가 중고등학교 6년간 자기 방에 붙여 놓았다는 좌우명이다. 루오 회화의 영향을 받아, 아크릴 물감으로 혈서 쓰듯 무시무시하게 적어 놓았다고 한다. 질색하는 부모님을 무릅쓰고 말이다. 역시, 빠를수록 좋다.

“그냥 계속해봐라.” 1975년, 작가 브라이언 에노와 페터 슈미트는 카드 100장에 수수께끼 같은 경구 하나씩을 적어 모은 물건을 만들었다. 작업이 안 풀릴 때마다 무작위로 카드를 한 장 뽑아 보고, 거기 적힌 문구를 새기며 돌파구를 찾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카드에 적힌 구체적 교훈보다 카드를 뽑아 보는 행위가 작업을 환기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직설적이어야 한다. 다른 뭔가가 있어서는 안 된다.” 영국의 목수 겸 디자이너 노먼 포터가 1960년대에 발표한 ‘직설주의 운동 강령’ 가운데 하나다. 자꾸 돌려서 말하지 말고 할 말은 제대로 하자.

“부르주아의 병든 세계, ‘지적’이고 전문적이고 상업적인 문화를 추방하자! 죽은 예술, 모방, 인위적 예술, 추상적 예술, 환영적 예술, 수학적 예술을 추방하자!” 플럭서스 운동을 이끈 유르기스 마추나스가 1963년 발표한 선언문에서 발췌했다. 그냥…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말 되는 말과 말 안 되는 말을 구별하라.” 듀오 미술가 피슐리·바이스가 취리히의 어떤 사무용 건물 벽에 거대하게 설치한 공공 미술 작품 <일을 더 잘하는 법>(1991)에서 발췌한 구절이다. 이 교훈을 새기면서 위 목록을 다시 한번 읽어 보자.

최슬기·최성민/그래픽 디자이너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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