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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의 추억

등록 2012-02-29 18:09

〈esc〉를 누르며
2004년 영화 담당으로 칸영화제 취재를 갔던 마지막날이었습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지중해 휴양도시에서 극장과 기자회견장, 숙소만 일주일내 왔다갔다하다가 돌아오는 게 몹시도 억울했습니다. 점심때 귀국편을 타기 위해 공항으로 출발해야 했던 저는 아침 8시 칸역에서 기차를 탔습니다. 그리고 십여분 정도 지나서 나오는 첫 역에 내렸습니다. 잠시라도 여행 비슷한 경험을 하고 싶어 가장 가까운 옆마을로 가본 것이죠. 거기는 도착 전에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앙티브’라는 작은 도시였습니다.

역에서 나와 마을 중심가로 걸어갔을 때 ‘악’ 비명을 질렀습니다. 파리나 칸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그야말로 책에서나 볼 법한 ‘유럽풍’의 예쁜 거리가 펼쳐졌기 때문이죠. 미로처럼 복잡한 골목골목에 있는 장난감가게, 소품가게, 커피집들 하나하나가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게다가 주말이어서인지 열린 벼룩시장은 이 소도시가 풀어내는 이야기처럼 신기하고 흥미로운 것들로 가득했지요. 미처 한시간도 채우지 못하는 짧은 시간 뛰어다니다시피 하며 골목을 구경하고 해변가는 가보지도 못했지만 앙티브는 그날 이후 나만의 도시처럼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사진 한컷만 물끄러미 보고 있어도 행복해지는 ‘백상현의 유럽 소도시 여행’을 읽다 보면 앙티브나, 베트남에서 캄보디아로 배를 타고 국경을 넘기 전 하룻밤을 보냈던 고즈넉한 국경도시 쩌우득 등 어쩐지 내 기억창고 속에만 있을 것 같은 작은 도시의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올해 나만의 기억창고에 저장하고 싶은 조용하고 아늑한 소도시로의 여행을 준비해보심은 어떨지요.

김은형 〈esc〉 팀장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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